26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2022 사용연료별 신차등록대수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자. 작년 가솔린 차량은 85만2대 판매됐다. 전년보다 4.4% 감소했지만 친환경 바람에 직격탄을 맞은 디젤 차에 비하면 약과다. 디젤은 전년보다 18.5% 감소한 35만616대 팔렸다. 한편 원조 친환경차인 LPG 차량도 전년보다 18.4% 줄어든 8만5577대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예상외로 선방했다.하이브리드차는 전년대비 14.3% 증가한. 21만 1304대로 가솔린과 디젤차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오히려 전기차가 판매 대수가 16만 4482대로 전년보다 63.8% 증가했으나, 하이브리드차 보다 4만대 이상 적어 친환경차 ‘넘버2’에 그쳤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모델3 전면에 내세워 천천히 다가오던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 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위력을 키운 모델 3의 영향력은 시장을 뒤집어 놓았다. 자극받은 벤츠, BMW, 아우디, 볼보, 포르쉐,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폴스타, 폭스바겐, MINI 등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 다퉈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너무 서둘렀기 때문일까? 무섭게 몸집을 키우던 전기차 시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급하게 열린 전기차 시대는 충전 시스템 부족, 화재 발생, 전기료 인상 등 암초를 만났다.
판매 대수에 충전 인프라를 적절하게 갖추고 배터리 안전성 또한 충분히 검증하면서 다가왔어야 할 전기차 시대가 급속도로 앞당겨지면서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덕분에 전기차 급성장으로 금방 망할 것으로 여겼던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부작용 때문에 또 한번 기회를 얻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해오던 징검다리 역할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생존 기간이 늘어났다.
더 나아가 전기차의 충전·안전 기술이 발전되기까지, ‘대세 친환경차’ 역할도 하이브리드차가 다시 맡게 됐다. 가솔린·디젤 차량과 달리 판매대수가 증가 추세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카 취득세 면제 기간 연장’ 결정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하이브리드카 취득세 면제(40만원 한도)는 내년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순위는 어땠을까? 먼저 국산차를 살펴보면, 1~4위 모두 기아가 차지했다. 특히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카 존재감을 향상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4만 9198대 판매됐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한창일 때는 계약 후 1년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이 차는 이변없이 작년에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K8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니로가 각각 2만 6372대, 2만 887대, 1만 9800대를 기록했다. 참고로 현대차 6세대 부분변경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만 9711대로 5위를 기록했다.
한편 수입차에서는 BMW와 벤츠 등을 앞세운 독일차가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선전했으나, 토요타와 혼다 등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우수한 일본차들이 앞서 나갔다. 1위는 4869대가 판매된 렉서스의 ES가 차지했다. 이외에 하이브리드카로 나온 BMW 5시리즈는 2929대, 토요타 라브4는 2696대, 벤츠 GLC는 1671대, 렉서스 NX는 1589대 각각 판매됐다.
친환경성에다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는 전기차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여전히 인기 차종 중 하나다. 그러나 잊을 만 하면 발생하는 충전과 화재 관련 이슈가 자동차 시장에서 주인공이 되려는 전기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가까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꼽은 한 업계 관계자는 “차종이 다양해지고 주행거리도 길어지는 추세인 전기차는 앞으로도 판매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신 지난해부터 부쩍 부각된 충전 고통과 화재 불안 때문에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이게 대세” 전기차 보다 더 좋아한다는 ‘이 차’의 정체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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