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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덮친 ‘승자의 저주’···SM, 카카오 품으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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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포기했다. 카카오와의 ‘쩐의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출혈이 너무 커, 이긴 쪽이 힘들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단 카카오와의 협의로 SM엔터테인먼트 사업 협력안을 통한 실익은 취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하이브와 손잡고 카카오 연합에 맞서 온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모양새다.

백기든 하이브 “SM 경영권, 카카오에 넘긴다”
하이브는 12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우리 회사는 SM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보다 합리적인 제 3의 답을 찾는 게 현명한 기업운영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하이브와 카카오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접점을 찾은 지 사흘 만에 내놓은 답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이달 말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올리려던 후보자들은 사퇴한다.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와 협의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하이브가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은 ‘지나친 출혈’에 대한 우려다. 하이브와 카카오는 SM 경영권 획득을 위해 시차를 두고 각각 12만원, 15만원에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올해 초 7만원대에 머물던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5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이브가 또다시 대항 공개매수를 하려면 15만원이 넘는 공개매수가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 경우 실익이 없다. 이대로라면 승자는 1조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이브는 전날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소식을 예로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회사는 “아직도 전세계 경제상황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더더욱이 현재 상황을 승자와 패자라는 단편적인 구도로만 바라보며 비현실적인 기업 운영을 할 수는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하는 건 초기에 설정해둔 SM 기업가치를 넘어서는 비용 투입인 동시에, 단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주식시장 과열을 보다 심화시키는 선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대신 사업적인 측면의 실익은 챙겼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합의에 도달해 현재 양사의 플랫폼 운영에 대한 협업안이 나온 상황”이라고 했다. 카카오 역시 “K컬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인정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앞선 네이버와 SM 협업사례와 유사할 것으로 점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네이버로부터 계열회사 SMEJ 플러스와 미스틱스토리, 콘텐츠 펀드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SM 팬클럽 서비스를 네이버 브이라이브로 일원화하고 온라인 맞춤형 콘서트와 음악 관련 영상 콘텐츠 협업을 추진한 바 있다.

카카오 “하이브와 협력”···낙동강 오리알 된 이수만?

카카오도 이날 입장문을 내 “하이브의 SM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의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을 돕는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카카오는 “각 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K컬처 산업이 또 하나의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당사는 산업 내 파트너들과 공정한 협력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의 위상을 높이며, 대한민국의 차기 수출 주력 산업으로 규모감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행보에 관심을 모은다. 앞서 이 전 총괄은 ‘카카오-현 SM 경영진’에 맞서, 자신의 지분 14.8%를 넘기는 하이브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로부터 사들인 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만 했다.

뉴스웨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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