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의 최근 판매량에 제동이 걸렸다. 작년 10월 신규 트림 ‘디 에센셜’을 추가하며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최근 3개월간 레이에 추월당하면서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캐스퍼는 작년 12월 3509대 올해 1월 3070대, 2월 3164대를 판매했다. 한편 레이는 작년 12월 4309대 올해 1월 3585, 2월 4268대 실적을 올렸다.
이렇게 레이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늘자, 캐스퍼의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점점 늘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여러 행사를 통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참고로, 캐스퍼는 월 마다 4천대 이상 실적을 올리며 경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일각에서는 신차효과가 끝나는 상황에 레이의 부분변경이 이루어지면서 외면받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글] 이안 에디터
일부 전문가들은 캐스퍼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가격을 지목하기도 한다. 캐스퍼는 풀옵션 사양을 만들 경우 2000만원이 넘는다. 아반떼 기본트림보다 비싼 가격이며, 좀 더 무리하면 쏘나타 구매도 가능하다.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무조건 저렴한 차만 구매하는 풍조는 사라졌다. 하지만 경차는 저렴하다는 인식이 여전한 상황에 무리한 가격 인상으로 진입장벽을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처럼 경차 종류가 다양한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경차 시장을 축소시키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론 레이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지만, 다음의 장점 때문에 ‘이 가격이면 차라리 레이를 산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레이의 판매량 상승의 원인으로 공간성이 한 몫 한다. 캐스퍼의 경우 트렁크 공간이 161리터이며, 2열 폴딩 시 용량이 301리터까지 늘어난다. 밴 모델은 2열 좌석을 제거해 940리터의 공간이 나온다. 레이는 4인승 모델 기준, 좌석을 다 펼치면 트렁크 용량만 319리터이며, 2열 시트 폴딩 시 1324리터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2인승 밴 모델은 최대 1447리터의 용량을, 1인승 밴은 1628리터로 체급을 고려하면 상당히 넓은 수준이다.
한편 레이는 슬라이딩 도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경차 사이즈로 주차 시 스트레스가 덜 한것은 경차 공통사항이지만, 레이는 여기에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승하차가 편리하고 짐 적재 역시 자유롭다. 또 주차공간이 협소해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에도 간편하게 내릴 수 있다. 경차는 보통 복잡한 도심 주행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레이의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한다.
최근 경기불황에 개인 단위의 가정이 늘면서 경차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가격이 점점 오르면서 차라리 윗급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캐스퍼와 레이를 필두로 한 경차 시장의 부활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성장하려면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가격 형성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과연 캐스퍼는 상품성 개선을 통해 레이를 앞지를 수 있을지, 경차 시장 전체가 위축되지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이 가격이면 당연 레이” 잘 나가던 캐스퍼 결국 역전당한 이유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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