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현대차 엔트리 SUV 캐스퍼의 ‘디 에센셜(The Essential)’ 트림. (현대차 제공) 2022.10.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급증했던 경차 판매량이 연초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아직 인기지만 신차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 할인 프로모션만 확대되고 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경차는 13만3294대로 전년보다 38.7% 늘었다. 경차가 국내 시장에서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2018년 수준으로 판매량을 회복했다.
경차는 대표적인 ‘불황형 자동차’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15만6521대가 팔리며 국내 시장 점유율 27.6%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었다가 2012년 약 21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내리 하락세를 탔지만 지난해 경차 판매량이 되살아났다. 원자재 값 인상과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고금리·고물가·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가격과 유지비가 저렴한 경차로 소비자들이 눈을 돌린 셈이다.
주춤하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경차는 ‘스테디셀러’다. 중고차 이커머스 플랫폼 카머스에 따르면 높은 가격대의 매물은 여전히 시세 하락폭이 큰 반면 경차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헤이딜러가 발표한 중고차 시세에서도 대다수 차종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 4.1% 올랐다.
지난해 12월 전국 국산 중고차 거래순위에서는 현대자동차 그랜저에 이어 기아 모닝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0·40대가 가장 많이 산 중고차에도 기아 모닝이 선정됐다. 카머스 관계자는 “1000만원 내외 신차급 경차보다 500만원 미만 등 저렴한 경차 매물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경기에 경차 수요가 늘었지만 인기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국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경차가 한 손에 꼽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경차 모델이 적은 이유에 대해 “경차는 단가가 낮아 팔아도 많이 남지 않는다”며 “수요가 받쳐줘야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차 판매량을 끌어올린 현대자동차 캐스퍼의 재고는 점증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총 4만8044대가 팔리면서 전체 경차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판매량은 3386대로 지난해 1월 이래 최저치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최대 100만원 특별 할인에 나섰다.
캐스퍼의 경쟁 차종도 기아 모닝·레이 정도로, 스파크는 이미 단종이 결정됐다. 캐스퍼·스파크·모닝 모두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이래 하락세로, 레이만 홀로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고군분투 중이다. 모닝의 경우 판매량이 두 달 사이 1000여대 줄었다. 오는 3월 시작되는 새 학기를 앞두고 일반적으로 경차 등 세컨드카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차 수요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모양새다. 기아는 결국 “고객들의 차량 구매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지난달부터 모닝 전용 판매 조건으로 정상금리보다 훨씬 낮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연동해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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