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환경부 등이 지난 2일 발표한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에 따르면, 2023년 전기승용차 1대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680만원이다. 2022년과 비교해 20만원 깎였다. 하지만 보조금 산정 기준이 세분화하며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액은 더욱 줄어든다. 특히 국산차 보다는 수입차 지원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일반적인 전기승용차에 최대 600만원을 지원한 ‘성능보조금’은 차급을 더욱 세분화해 지급하기로 했다. 중·대형 전기차는 최대 500만원, 소형 전기차는 최대 400만원이다. 초소형 전기차의 경우 400만원 정액에서 350만원 정액 지급한다.
성능평가 기준도 강화됐다. 1회충전 주행거리 차등구간을 400km에서 450km로 확대한다. 주행거리 450km를 넘지 못하면 정해진 계수에 따라 보조금이 깎이는 방식이다. 또 150km 미만인 차량은 보조금을 20% 감액한다.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제조사의 제품에 추가 보조금을 주는 ‘인센티브’는 조건과 지원 규모가 커졌다. 작년 최대 1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확대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저공해차 보급목표 이행보조금이 7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확대하고, 충전인프라보조금(20만원)·혁신기술보조금(20만원)을 신설했다. 단 여름·겨울철 주행거리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전기차에 지급하던 에너지효율보조금은 폐지했다.
저공해차 보급목표 이행보조금이란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LPG 판매량이 최근 3년간 연평균 4500대 이상인 업체에 전기차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것이다. 저공해차 보급목표 대상기업은 국내 5개사,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토요타, 혼다 등 10곳이다. 테슬라는 판매량 조건은 충족하지만 올해도 이행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충전인프라보조금은 최근 3년내 급속충전기 100기 이상을 설치한 제조사의 전기차에 지원한다. 국산차 외 수입차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벤츠 정도가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기술보조금은 전기차 전원을 외부로 지원할 수 있는 ‘V2L’ 기술을 탑재한 차량에 주어진다. 현대차 아이오5·6, 기아 EV6·니로EV,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등 현대차그룹 최신 전기차만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조금은 제조사의 사후관리평가에 따라 깎일 수 있다.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정비이력 전산관리시스템을 보유하는 기업은 보조금 100%(1등급)를 지원한다. 전산시스템은 있으나 협력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면 90%(2등급), 시스템이 없으면 80%(3등급)다. 대부분 수입차 업체는 직영이 아닌 한국 딜러사를 통해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는 100% 보조금을 지원하는 기본가격을 작년보다 인상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차량가격이 5500만원이면 보조금이 전액 지원됐다. 올해는 5700만원 미만이면 100%를 지원하고, 5700만~8500만원이면 50%를 지원한다. 8500만원 이상이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개편안에 따른 보조금 혜택은 수입차 보다는 국산차에 집중됐다. 특히 확대된 인센티브 조건은 현대차그룹의 신형 전기차가 유리하다. 이에 미국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도입으로 자국 전기차에 보호장벽을 만들자 한국도 보조금 개편을 통해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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