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한국에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전문가를 채용한다. 최신 자율주행서비스(FSD·풀셀프드라이빙)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평가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테슬라는 서울 강남에서 근무할 ADAS 테스트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본사를 포함해 세계 13개 지역에서 ADAS 테스트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다. 근무지는 주로 미국과 북유럽(핀란드·덴마크),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다. 아시아 모집 지역은 일본 요코하마, 대만 타이베이와 대한민국 서울이다.
ADAS는 자율주행 기술의 기본 시스템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자율주행 수준을 0~5단계로 분류하는데 운전자 보조장치인 ADAS는 2단계에 해당한다. 3단계부터 부분 자율주행이며, 완전 자율주행은 5단계로 본다. 현재 시판 중인 차량들은 대부분 2단계 수준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3단계 차량 양산에 누가 먼저 성공하는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시장에 먼저 뛰어든 테슬라는 기술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뿐만 아니라 자동 차선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까지 지원한다.
지난 2021년 테슬라는 북미 시장에 자율주행서비스(FSD)를 시범 도입했다. FSD로 오토파일럿 기능에 더해 신호등과 교통 표지판에 따라 차량을 멈추거나 속도를 조절하고, 시내 자율 주행까지 할 수 있다. 이같은 기술 진보에도 불구하고 2.5단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3단계 자율주행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의미다. 여전히 많은 데이터 수집과 테스트가 필요하기에 FSD ‘베타’라는 꼬리표도 붙어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FSD 옵션을 추가해 구매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다. 국내 도로 규제와 도로 상황에 맞는 데이터 수집이 끝나야 정식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ADAS 테스트 엔지니어 모집을 FSD 서비스 국내 도입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채용 예정인 엔지니어는 오토파일럿 테스트 시나리오를 통해 국내 도로 사정을 조사하고 경로 설계를 맡는다.
테슬라 내부에서는 이미 한국계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테슬라가 진행한 신기술 발표회 ‘AI-Day’에서 한국계인 케이트 박(Kate Park) 기술 프로젝트 매니저가 연사로 나서 FSD 발전 방향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 영상에는 시범 운영 차량이 한국 도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면도 있었다.
한편, 지난 3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여름께 유럽 시장에 FSD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실현하진 못했다. 테슬라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서 ADAS 전문가를 채용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시험했던 서비스를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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