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년 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생산을 본격화한다. 수익성이 정체된 TV 시장의 침체기를 극복할 신무기로 OLED를 선택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와의 패널 협업 가능성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55형(KQ55SC95A) 65형(KQ65SC95A) OLED TV 전파인증 적합성평가 적합등록을 줄줄이 마쳤다. 통상 적합성 평가를 받은 기기는 가격·유통 조율만 남겨둔 출시 임박 제품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제품 인증 등록 후 1분기 내에 퀀텀닷(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OLED TV가 국내 시장에 나오는 것은 10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55인치 OLED TV를 국내에 선보였지만,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시절부터 OLED TV의 번인 현상을 문제 삼으며 OLED TV 사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제품 생산을 접었다.
삼성전자의 OLED TV 시장 재진입은 글로벌 TV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 소비 침체로 TV 구매율이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프리미엄 영역 제품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라는 해석이다. 프리미엄 라인으로 앞세우고 있는 주력 제품 네오(Neo) QLED가 있지만, 최근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이 하향세를 그리고 OLED 패널 출하량이 조금씩 증가하는 등 TV 시장이 세대교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TV 사업의 수익성은 급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생활가전·TV를 담당하는 CE사업부는 2000~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수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향상된 점도 삼성이 OLED TV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CES를 통해 초대형 77인치 QD-OLED TV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협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수율이 많이 올라왔지만, 기본적으로 생산량 자체가 삼성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온전히 맞추지 못해서다. CES 2023에서 진행된 ‘삼성 퍼스트룩 2023’ 행사에서도 77형 QD-OLED를 전시하며 QD라는 단어를 빼고 OLED 77형이라고만 표기했다.
한종희 부회장 역시 “언제나 OLED 동맹은 열려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CES 2023에서 “시장이 어려워 소원해졌다가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며 “항상 열려있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TV 사업의 무게중심을 완전히 OLED로 옮기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생산성이 좋은 QLED 제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형 8K 98형 QLED TV 등의 신제품도 대거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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