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상금독식 현상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
계속해서 풀어야 할 숙제
‘당구 여제’ 김가영이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가진 김예은을 꺾고 여자프로당구(LPBA) 최초 개인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김가영은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여 만에 다시 정상을 차지하게 됐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받은 상금 2000만 원으로 통산 누적상금 1억 9945만 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LPBA 최초로 통산 누적상금 2억 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는데, 국내 LPBA 랭킹 1위인 스롱 피아비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시즌 총 상금이 4657만 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LPBA 상금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금 몰아주기 현상에
한 푼도 못 받는 선수 속출
국내에 프로당구가 처음 출범된 2019년에 대한당구연맹은 당수 선수가 생계유지가 가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밝혔다. 이에 첫 시즌에는 남자프로당구(PBA)의 총 상금은 2억 5000만 원, LPBA는 4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상금 배분에 있어 문제가 드러난 것.
PBA의 경우 우승자가 총 상금의 40%인 1억 원을 받다보니 남은 상금을 두고 다른 선수들이 나눠먹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실제 2020-21시즌에 열린 총 5개 PBA 정규투어에는 159명이 참가했으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71명은 200만 원 이하만 가져가야 했다. 이 마저도 다행인 것은 29명의 선수는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해야 했기 때문.
PBA보다 상금이 적은 LPBA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 우승자는 2000만 원을 가져가는 반면 대회에 참가한 75%의 선수는 100만 원 이하의 상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 63명에 이르는 선수는 0원을 가져가는 등 ‘몰아주기식 상금’에 선수들은 지쳐갈 뿐이다.
출범 3년차인 국내
여전히 큰 격차
그렇다면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프로당구 선수는 누구일까? 월드스누커 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 선수들의 경우 확연히 많은 상금을 받고 있는데, 로니 오설리번이 약 196억 원을 차지해 역대 누적상금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뒤이어 존 히긴스가 약 147억 원, 스티븐 헨드리가 야규 140억 원으로 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PBA도 조금씩 상금을 올려가며 프로 스포츠 반열에 올리기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는데, 월드스누커 투어를 모델로 한 개인투어와 연봉을 지급받는 팀리그로 나눠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1부 투어를 뛰는 128명의 선수가 모두 연간 억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변화인데, 여전히 국내 프로당구 선수들은 상금 잔치가 펼쳐지는 월드스누커 투어를 부러워하고 있다.
나눠주기 방식 의미 없어
선수들과 동상이몽
그런데 PBA는 선수들과 다른 입장인 것 같다. 지난 시즌 장재홍 PBA 사무국장은 “출범 당시에도 그렇고 이번 시즌 개막 전에도 상금 몰아주기 방식과 나눠주기 방식을 놓고 여러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예산 안에서 프로 스포츠로서의 파급력과 흥행, 스폰서 유치 등을 고려해 상금 배분을 결정한 것이다. 경쟁 무대에서 상금 나눠주기가 과연 프로에서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 당구 관계자는 “프로 선수가 성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작은 상금을 두고 선수들이 경쟁해 가지라는 것은 무리이다”라며 “PBA와 LPBA가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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