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140만대 이상을 팔며 역대 2번째 판매기록을 썼다. 전체 신차판매 시장이 1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도 감소 폭을 최소화하며 선방했다. 현지에 다수 공장을 운영하며 4위 메이커로 있는 스텔란티스를 수만대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4일(현지시간) 각 회사 미국법인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47만4224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 감소다. 이는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2021년(148만9118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은 현대차·기아가 영업하는 지역 가운데 단일시장으론 가장 큰 곳이다. 승용차만 팔지만, 본사가 있는 우리나라보다 많이 판다. 우리나라에선 대형트럭·버스·특수차 등 비승용차 모두를 포함해 지난해 123만대가량 팔았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72만4265대(제네시스 포함)를 팔았다. 2021년 대비 0.9% 감소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투싼(17만5307대), 싼타페(11만9589대), 아반떼(11만7177대)다.
기아는 69만3549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스포티지(12만5245대), K3(10만8424대), 텔루라이드(9만9891대) 순이다.
제네시스는 5만6410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연간 최다판매다. 직전에는 2021년의 4만9621대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8만262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65.1% 증가다. 이중 현대차는 9만8443대로 전년 대비 31.2% 늘었으며 기아는 8만4184대로 136.3% 증가했다.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이오닉5는 2만2982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EV6(2만498대), GV60(1590대) 등의 순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12월 실적 호조로 현대차가 5개월 연속 소매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며 “딜러, 지역 및 제휴업체와 협력을 통해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 집계를 보면 지난해 미국 신차판매 시장은 2021년 대비 10% 정도 줄었다. 러시아 침공 등에 따른 생산차질로 공급이 부족했던 여파가 컸다. 크라이슬러·닷지·지프·램 등 로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스텔란티스의 지난해 판매량이 155만3485대로 현대차·기아와 8만대가 채 안 된다.
현지 상위권 메이커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는 현지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가 도요타를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GM은 1년 전보다 2.5% 늘어난 225만8283대를 팔았다. 도요타는 9.6% 줄어든 210만8455대를 팔았다. 2021년 세 번째로 많이 판 포드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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