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완전자율주행 기술 실패
전기차 개발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
가격 인하 전망에, 구매자 증가 가능성↑
애플은 얼마 전 열린 ‘WWDC 2022’에서 차량용 운영체제를 소개 했다. 아이폰 앱까지 이용가능한 카플레이 OS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목표로 설정했던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애플카는 계획만 알려졌을 뿐 무엇 하나 제대로 공개된 것이 없었다. 하지만 미국 내 신차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는 도요타, 혼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포드와 테슬라가 있다.
우리나라에 삼성이 있듯, 미국에는 애플이 있다. 애플에 대한 선호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IT 기기를 비롯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테슬라 차주의 절반 이상은 애플카 구매를 확실히 고민해본다는 여론조사가 있을 정도다.
[글] 연준우 에디터
애플카 프로젝트는 8년 넘게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 수록,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면서 생긴 전기차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여러 제조사와 의논하며 전기차 개발 및 생산 협력이 이루어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더더욱 주목했다. 그러나 애플은 스마트기기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제조사다. 전기차에 디지털 장치가 다수 포함된다 할 지라도 자동차는 자동차다. 전자제품 만들듯 개발하고 찍어낼 수 없는 영역이다.
즉, 기반 기술이 없는 애플은 당초 계획했던 목표를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중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완전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포기했다. 대신 고속도로에서만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해당 단계는 0~5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현대차만 하더라도 상용화 직전까지 왔다. 올해 말 상용화를 예고 했으나, 자율주행 시스템의 제한속도 상향(기존 60km/h→80km/h)에 따른 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몇 개월 미뤘다.
애플카의 변화는 실내 구성에서 변화를 줄 전망이다. 완전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운전석의 개념이 없어, 1열을 2열과 마주보도록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3단계로 하향할 경우 비상시 운전대를 잡을 운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차량들과 동일한 시트 배치가 필수다. 또, 잘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컨셉카에서 볼 법한 실내 구성은 물건너 간 셈이다. 물론, 애플이 계속해서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면 언젠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이다.
한편 이번 하향 조정으로 차량 가격 역시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하향된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은 완전자율주행 구현을 위한 시스템보다 저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차량 구조 상 차이도 발생한다. 때문에 기존 12만 달러(1억 6천만원) 수준에서 10만 달러(1억 3천만원)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애플이 도전보다 현실에 맞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적으로 상실감이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전기차 개발을 위해 큰 줄기인 핵심 전략을 수 없이 변경했다. 또, 핵심 인력의 퇴사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직원 간 동요 역시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팀 쿡 애플 CEO는 여러 매체를 통해 전기차 개발에 대한 확답은 피해 왔다. 반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이유로 애플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시간이 지날 수록 높아졌다. 결국 외부의 기대와 다른 결과로 이어지자, 안팎으로 실망감이 상당한 상황인 것이다.
사실 완전자율주행 기술은 꿈의 기술로 불린다. 애플이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포기했다고 해서 다른 제조사들 보다 완전히 뒤떨어지는 건 아니다. 주요 제조사들은 특정조건에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4단계까지는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5단계는 다르다. 운전자를 위한 운전대 자체가 없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도 없다. 즉, 모든 장소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고 없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기술로는 주변을 인식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부분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계획을 일부분 수정했다고 해서 조롱하거나 비판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글로벌 최상위 기업인 만큼 막대한 자원과 애플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언젠가는 한계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금 당장 만들기 어려울 뿐이다. 애플의 전기차 도전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스마트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전문으로 만들던 기업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애플은 첫 전기차를 내놓았을 때 새로운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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