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최헌정 디자인 기자 |
최근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로밍 매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로밍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한동안 급감했던 로밍 매출이 턴어라운드에 접어들면서 통신사들의 실적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15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0월 해외여행을 간 한국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6.3% 증가한 77만348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달(61만9954명)과 비교해서는 24.8% 증가했다.
해외여행 수요는 올해 7월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1~6월) 해외여행객 수 평균은 22만5000명에 불과했지만 7월에 들어서는 67만명대까지 늘어나더니 8월에는 7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의 로밍 매출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SK텔레콤 (47,400원 ▼800 -1.66%)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로밍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고,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KT (33,800원 ▼50 -0.15%)와 LG유플러스 (11,050원 ▼300 -2.64%) 역시 로밍 매출이 크게 올랐다. KT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로밍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60%까지 회복했고, 2분기 대비로는 20% 증가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경쟁사와 유사한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로밍 매출 상승은 3사의 실적 증가를 일부 견인했다. 로밍 매출은 통신사 매출의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고정적인 수요로 통신사들의 알짜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3분기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SK텔레콤 4656억원, KT 4529억원, LG유플러스 2851억원이다. 전년 대비 18.5%, 18.4%, 3.0%씩 증가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G 가입자 증가와 더불어 로밍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3사의 무선통신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4분기에는 로밍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올라 통신사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130억원, LG유플러스 227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6%, 43.7% 증가했다. 이에 대해 통신 업계 관계자는 “4분기 로밍 매출의 실적 기여도는 3분기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억눌렀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로밍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건비 인상 소급분이 4분기 반영된 KT는 로밍 매출 상승에도 실적 하락이 점쳐진다. KT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35.8% 감소한 2372억원이다.
통신사들은 로밍 상품 할인 등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프로모션을 확대해 관련 매출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자사 로밍 상품 첫 이용자를 대상으로 50% 할인 프로모션을 내년 2월까지 진행한다. KT는 자사 홈페이지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를 남기는 모든 KT 고객에게 ‘로밍 데이터 함께ON’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프로모션 참여는 내년 1월31일까지며, 제공받은 쿠폰은 2월28일까지 사용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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