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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온 뚝 떨어지니 전기차 주행거리 ’52㎞’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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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60 차량을 지난 17일 오전 강원도 평창의 한 리조트에서 충전하는 모습./사진=정한결 기자.
GV60 차량을 지난 17일 오전 강원도 평창의 한 리조트에서 충전하는 모습./사진=정한결 기자.

전기차 시대가 다가왔지만 아직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 등 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지난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아직 전체 차시장의 약 6% 수준이다.

동절기 추운 겨울에는 특히나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면서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최근 미국에서 기록적인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테슬라 차량이 충전조차 안 돼 차주가 고립되기도 했다. 화재부터 충전까지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겨울철에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실제 날씨가 주행거리에 영향을 얼마나 끼치는지 점검해보기 위해 지난 16~17일 서울에서 전기차를 타고 강원도 평창을 오갔다. 당시 폭설 후 찾아온 한파에 서울 기준 최저기온은 영하 9.8도(℃), 평균 기온은 영하 7도를 나타냈다.

춥다고 주행거리 50㎞ 삭제…전력 효율은 ‘양호’

전기차를 완전 충전하자 주행거리가 316㎞(왼쪽)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 주행거리인 공식 주행거리인 368㎞에 비해 52㎞(14%) 적은 수치다./사진=정한결 기자.
전기차를 완전 충전하자 주행거리가 316㎞(왼쪽)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 주행거리인 공식 주행거리인 368㎞에 비해 52㎞(14%) 적은 수치다./사진=정한결 기자.

이번 실험을 도운 전기차는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모델로,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368㎞다. 주행거리가 장점인 차량은 아니지만 서울역에서 평창의 한 리조트까지 편도 약 170㎞를 가기에는 충분하다. 350㎾ 초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속도도 빠르다.

지난 16일 오후 3시 21분 서울역 인근에서 출발 당시 배터리 잔량은 82%, 주행 가능거리는 257㎞를 나타냈다. 완전 충전시 공식 주행거리는 368㎞로, 82%면 301㎞ 정도지만 이보다 약 40㎞ 적은 거리만 갈 수 있었다.

운전을 시작하자 정작 서울을 빠져나갈 때까지는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 배터리 소모가 큰 히터와 온열의자(엉뜨), 핸들 열선 등을 켜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눈으로도 파란색 충전바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차 특성상 속도를 올릴수록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

/사진=정한결 기자.
/사진=정한결 기자.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보면 예상보다 배터리 소모가 심하지는 않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저온(영하 7도)의 환경에서 내연기관 차량은 연비가 12% 정도 감소하지만 전기차의 연비는 34% 떨어진다. 주행거리도 상온(영상 24도)과 비교해 57% 줄어든다.

지난 16~17일 서울과 강원도의 평균 기온도 영하 6~7도 사이였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약 4시간 37분동안 편도 168㎞를 주행한 결과 배터리는 82%에서 28%로, 주행 가능거리도 257㎞에서 75㎞로 줄었다. 운전 시작 당시 예측대로라면 89㎞가 남아야하지만, 실제로는 배터리가 14㎞ 분량 정도 더 소모됐다.

다만 배터리를 완충해도 공식 주행거리(368㎞)와 여전히 차이가 났다. 다음날인 17일 배터리를 100%로 채웠음에도 주행거리는 이보다 52㎞(14%) 줄어든 316㎞로 나타났다. 서울로 복귀하면서 173㎞를 달렸는데, 배터리 잔량이 53%, 남은 주행거리는 146㎞였다. 강원도로 갈때와 달리 남은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3㎞ 더 남은 셈이다.

충전기 찾아도 8시간 넘게 대기

17일 오후 충전 완료 직후 온라인서 캡쳐한 사진. 40%에서 완충까지 약 8시간 30분을 넘겼다. /사진=정한결 기자.
17일 오후 충전 완료 직후 온라인서 캡쳐한 사진. 40%에서 완충까지 약 8시간 30분을 넘겼다. /사진=정한결 기자.

동절기 전기차를 운전할 때 사실 배터리 소모보다 더 신경 쓰이는 점은 충전이다. 방문한 리조트 내 충전기는 많았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하자 내연기관차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 10분 넘게 돌아다니면서 어렵게 찾은 충전기는 완속이었다. 초급속충전까지 가능한 차량이지만 그 이점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지하 1층도 기온 유지가 안되면서 충전 효율이 떨어졌다. 충전량 최대치라는 6000원를 충전하고 숙소에 들어간 뒤 다음 날 확인해보니 배터리 총량이 42%를 나타내며 14%를 채우는데 그쳤다. 다음날 오전 42%에서 100%까지 완전 충전하기까지 1만8180원, 총 2만4000원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완속충전기 사용시 완충까지 7~8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날은 배터리가 40%를 넘긴 상황에서도 8시간30분이 넘게 소요되는 등 효율이 좋지는 않았다. 전날 14% 충전한 시간까지 고려하면 더 오래 걸린 셈이다. 충전 상황을 휴대전화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충전을 기다리며 복귀가 늦어지는 등 일정에도 차질을 빚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겨울 전기차 장거리 운용은 아직 불편하다. 주행거리가 줄어들면서 운전 중 배터리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아직은 급속·초급속 충전기가 부족하며, 추운 날씨에 충전이 더 오래 걸린다.

무엇보다 장거리 운전에 중요한 승차감이 아직은 부족하다. 차량 자체의 승차감은 좋아도, 배터리 관리에 필수적인 회생제동의 이질감이 크다. 운전자는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지만 동승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급정거를 하듯 어지러움을 느낀다.

처음에는 회생제동 0~4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원페달 드라이빙’을 유지하며 배터리 효율을 최상으로 유지했지만 도중에 동승자들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0~1단계로 낮췄다. 배터리가 더 빠르게 줄어드는 것이 체감되자 양해를 구하고 다시 2~3단계로 올려야 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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