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9일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올해 꽤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음에도 축배를 들기보단, 자동차 수요 부진 우려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 등 내년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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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올해 현대차는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주도하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체질개선 효과가 빛을 냈다.
현대차의 2022년 1~3분기 작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290만4049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반도체 수급난 등 생산차질이 지속됐다. 그럼에도 같은기간 매출은 20% 증가한 104조3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매출 117조6106억원을 불과 3개 분기 만으로 근접했다. 영업이익은 25% 늘어난 6조4605억원이다. 올 3분기 세타2 엔진 결함에 따른 품질비용(1조3602억원)을 빼고 본다면, 실질적인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이 8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앞으로 회사의 실적을 책임질 핵심 모델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준대형세단 그랜저는 지난달 7세대 신형 모델이 나왔다. 신형 그랜저는 본격적인 출시 전부터 1년치 물량인 11만대가 계약됐다. 지난 8월 출시된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도 사전계약 첫날 3만7446대로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하고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차량 개발 체제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SDV(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로 전환하겠다고 지난 10월 선언했다. 이를 위해 기아와 함께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는 이를 이끌 40대 젊은 인재를 대거 승진·발탁했다.
미국 전기차 확대를 위한 현지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설립도 공식화했다. 현대차·제네시스·기아 전기차를 연 30만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으며,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앞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을 완공했다. 이 공장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다. 토요타 등 일본기업이 70% 가량을 점령한 이 시장을 현지 생산체제를 통해 적극적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대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세계경제 침체 우려가 심상찮다. 지난 2년간 회사를 괴롭혀 온 생산차질이 겨우 풀리나 싶더니 이번엔 반대로 수요 부진 우려가 크다.
중국 부진은 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오랜 걱정거리다. 그룹 합산으로 2010년대 초반 10%가 넘던 중국 점유율이 최근 1%대까지 떨어졌다. 전략차량 출시, 리더십 교체, 제네시스 론칭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각국 정부가 펼치고 있는 전기차 보호주의 정책에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아이오닉5가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던 터라 더욱 아쉽다. IRA가 발효된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 전기차를 팔아야 한다. 나아가 전기차 전용공장 HMGMA가 가동하더라도 현지생산체제를 갖춘 배터리 파트너를 갖춰야 하는데, 구체적인 계약이 나오는 시간이 계속 지체되고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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