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되는 자동차들
‘by-Wire’ 시스템이 대세
2025년에는 어떻게 될까?
운전을 오래 해온 이들이라면 수동식 윈도우 레버, 일명 ‘닭다리’를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20세기 말까지 저가형 모델의 뒷좌석에서 종종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닝 마이너스 트림과 같은 극한의 깡통 모델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수동식 레버로 통풍 방향을 정하던 매뉴얼 에어컨이나 핸드브레이크도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속 페달과 스로틀 바디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스로틀 바이 와이어(Throttle by Wire)’, 전자식 변속 레버, 버튼, 다이얼 등으로 대표되는 ‘쉬프트 바이 와이어(Shift by Wire)‘ 등 차량 움직임 전반을 담당하는 핵심 요소도 전자화되는 추세다. 가까운 미래에는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마저 이러한 변화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급진적 변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편화된 전자식 변속 셀렉터
조향, 제동 계통도 변화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완결을 향해 가는 by-Wire로의 진화’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과거 자동차에서 동력 발생, 공조 등 큰 힘이 요구되는 부분에는 물리적 연결과 유압 장치가 많이 활용됐으나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며 점차 전기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의 종착점은 기계적 연결을 ‘by-Wire’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by-Wire 시스템이란 차량의 구성 요소를 전선으로 연결한 시스템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변속 셀렉터와 변속기 간에 쓰이기 시작했으나 조향과 제동 부문에서는 아직 안전에 대한 우려로 현재 일부 기능에 제한적으로만 적용되고 있다.
토요타, 렉서스는 SbW 상용화
공간 활용, 정밀 제어에 유리
보고서에는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이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변화하기는 했으나 스티어링 휠과 랙 사이의 물리적 연결을 제거한 Steer by Wire(SbW)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었다. 또한 “브레이크 페달에 가해지는 압력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제동력을 조절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실제 제동에서 유압을 배제한 Brake-by-Wire(BbW)는 상용화된 바 없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SbW와 BbW의 상용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경우 각각 전용 전기차 bZ4X와 RZ에 SbW 옵션을 마련했으며 현대모비스, 만도, 보쉬 등 자동차 부품 업계는 BbW의 연구 개발 및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보고서는 “SbW가 차량의 실내 거주성 및 회전 반경 개선 등에 도움 될 수 있으며 유압 장치를 제거하는 만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율주행 상황에서 더욱 빠르고 정밀한 자동 제어가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고장 시 대응 수단 없어”
보고서는 “두 시스템은 안전상의 신뢰도, 소비자 수용성 측면의 보완점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2025년을 전후로 양산 차량의 본격 적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응해 맞춤형 제조 방식을 지향하는 완성차 업계의 의지가 뚜렷하므로 궁극적으로는 기술적, 제도적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변속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조향 및 브레이크 계통의 전자화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SbW의 경우 만일의 고장에 대비할 물리적 연결 요소가 없어 사실상 스티어링 휠이 뽑힌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된다”, “기계적 감성에서 오는 운전 재미를 원하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반응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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