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지역에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용 방송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국내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래 이동수단에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와 볼티모어에서 차세대 통신표준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3.0 수신시스템의 차량용 버전에 관한 실증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ATSC 3.0은 미국에서 20년 만에 새로 제정한 차세대 방송표준이다. 방송 주파수와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해 고화질 영상과 데이터의 고속 송·수신을 구현한다.
이 표준은 통신 주파수보다 더 넓은 도달 범위를 싸게 활용하면서 다채널 방송,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러한 방송표준을 실제 차량에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한 건 현대모비스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차 안에서 고화질 TV를 보는 일을 비롯해 비상 상황 알림, 차량 위치에 따른 맞춤형 광고, 차량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다.
이번 실증사업은 미국 최대 미디어그룹 싱클레어와 함께한다. 미국 내 200여곳에 달하는 지역방송국을 운영 중인 회사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을 거점으로 하는 완성차회사도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과 손을 잡았다. 이와 함께 미국 3대 자동차딜러 마일원, ATSC 3.0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캐스트닷에라도 실증사업에 참여한다. 캐스트닷에라는 싱클레어와 한국기업 SK텔레콤의 합작법인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실증에선 데이비스 스미스 싱클레어 회장이 직접 시연에 참여했다.
ATSC 3.0 표준으로는 실내외에서 UHD급 영상·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 기존 ATSC 1.0에선 HD화질의 단방향 실내 통신만 가능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속이동 중 고화질 TV시청이 가능한 ATSC 3.0 방송수신시스템을 제공한다. 안테나와 저잡음 증폭기를 결합해 차 앞쪽 유리에, 방송모듈은 차량 내부에 장착한다. 뒷좌석 모니터도 연동시킨다. 방송영상 포맷을 만들고 콘텐츠를 송출하는 일은 싱클레어와 캐스트닷에러가 맡는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국내외 업체와 함께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개념을 잡고 안테나와 통신모듈, 칩셋을 적용한 하드웨어·시스템 개발, 검증을 총괄했다. 이번에 미국에서 함께 실증하는 캐스트닷에라, KBS 등과는 제주, 서울에 시범지구를 정해 성능검증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분야 기술과 결합해 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스트닷에라와 현대모비스는 내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미방송협회 방송기자재박람회(NAB쇼)에 이 시스템을 출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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