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기차 경쟁 본격화
주행거리 확보에 고군분투
대학생들이 기네스북에?
완성차업계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성능 우위에 오르려는 각 기업의 개발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내연기관의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레거시 기업도 모터와 배터리 앞에서는 신생기업과 대등한 위치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이 빨랐던 스타트업 제품이 현재까지는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기도 한다.
전기차 특성상 출력이나 토크를 높이는 것도 주된 구경거리지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주행가능거리가 더 중요한 분야이다. 이에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자본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에어로 다이내믹한 외형을 제작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고 있다. 그런데 최근, 호주의 한 대학생들이 만든 전기차가 주행거리 기네스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
UNSW 공대 학생들의 Sunswift 7
12시간 내에 1,000km 주행 완료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호주 뉴 사우스 웨일스 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설계와 제작을 맡은 경주용 태양열 자동차가 잠정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그들이 제작한 차량인 ‘Sunswift 7’은 12시간 이내에 1,000km 주행을 완료했고, 전문가 분석이 끝나는 대로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서가 수여될 예정이다.
해당 차량은 호주 자동차 연구 센터를 평균 85km/h의 속도로 총 240바퀴 돌았고, 단 6분만을 남긴 11시간 53분 32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보도에 따르면 Sunswift 7은 레이스 도중 타이어 펑크와 배터리 문제로 14분 동안 주행을 멈춰 도전 자체가 취소될 뻔했으나 신속한 정비 이후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이들은 아마추어입니다”
대학생들의 창의적 설계 화제
학생들을 지도한 리차드 홉킨스 교수는 전직 레드불 레이싱 팀의 운영 책임자였고 4번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레이스에 대해 “이들은 슈투트가르트에서 가장 높은 급여를 받는 벤츠 연구원이 아닙니다”라며 “모든 부품을 직접 공수해 훌륭한 방식으로 조립한 매우 똑똑한 아마추어들일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경주용 자동차로 제작된 Sunswift 7은 에어백 등 기타 장치를 모두 제거하여 공차중량이 500kg밖에 되지 않으며, 낮고 날렵한 차체의 공기저항계수는 0.095 Cd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홉킨스 교수는 “비용 및 실용성으로 인해 해당 차량이 양산될 일은 없다”라고 밝혔지만 미래에 등장할 연료 효율적 설계에 귀중한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차 중 주행거리 1위 루시드
기록은 벤츠의 비전 EQXX 차지
EPA 기준 양산 모델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 모델은 2022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으로, 실주행 거리가 804km에 달한다. 해외 유튜버가 측정한 비공식 기록으로는 1,100km를 넘는 경우도 있었지만 비공식 기록으로 남아있다.
양산 모델이 아닌 차량으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EQXX가 주행거리 챌린지 신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비전 EQXX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출발해 트랙 주행과 유로터널을 거쳐 영국의 실버스톤까지 주행했다. 해당 주행에서 비전 EQXX는 최고 140km/h까지 가속하며 평균 83km/h의 속도로 1,202km를 달렸고, 기록은 대략 14시간 30분 정도였다.
주행거리 국내 기록 코나EV
1,000km 넘기긴 넘겼다
국산 모델이 주행거리 1,000km를 돌파한 적도 있었다. 2020년 여름, 현대차의 소형 SUV인 코나 일렉트릭은 독일의 한 레이싱 서킷에서 주행거리 챌린지에 도전했다. 동원된 3대의 일반 양산 차량은 각각 1,026km, 1,024.1km, 1,018.7km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고 연비는 1kWh당 16km에 달했다.
하지만 해당 기록은 29℃의 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포함한 모든 전자장치를 끈 채 30km/h로 주행한 결과이기에 주행 효율성보단 배터리 한계를 실험한 것에 가깝다. 이듬해 코나 일렉트릭은 스페인에서 도심 주행거리 측정에 나섰고, 평균 52.19km/h의 속도로 790km를 주행하기도 했다.
1,000km에 제일 가까운 중국
BMW, “그 정도는 필요 없어”
니오와 광저우자동차그룹은 지난해부터 150kWh 배터리를 장착해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며 각각 ET5와 아이온 LX를 공개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측정 기준은 우리나라와 유럽 등에 비해 관대하기 때문에 고지를 넘어섰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배터리 개발 산업에서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둥펑자동차와 CATL 등이 최근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함에 따라 1,000km의 벽은 중국이 가장 먼저 허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BMW는 이런 1,000km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BMW의 관련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알브레히트 총괄은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주행거리가 30% 이상 높지만 해당 옵션은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BMW가 이 같은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비용은 물론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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