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모터스는 몇 십 년 동안 힘든 시간을 견뎌왔다. 지금은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 실행에 바쁘다
르네상스 센터의 반짝이는 유리탑은 1970년대에 디트로이트 시내를 되살리기 위한 계획의 핵심으로 세워졌다. 유사한 도시 재생 계획이 약 5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1996년 ‘GM 렌센’(RenCen, 르네상스 센터의 별명)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제너럴 모터스의 본사가 되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 대기업 GM은 자신들의 본고장으로 여기는, 자랑스럽지만 빛바랜 이 도시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한때 세계적인 자동차 강자 중 하나였던 GM은 최근 수십 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세계 경제 위기 동안에는 파산에 이르기까지 했다.
GM은 특히 2017년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하고 영국과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글로벌 영향력이 축소되었다. 두 브랜드의 새 주인이 된 PSA 그룹(이후 스텔란티스와 합병)은 금세 이 형제 브랜드들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만들어 GM의 치욕을 고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은 매출과 가치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 중 하나로 확고히 남아있다. 그리고 디트로이트라는 도시 자체와 마찬가지로 GM 내부에는 여전히 엄청난 자부심과 다시 한 번 시장을 선도하는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깊은 믿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M이 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메리 바라 GM 회장겸 CEO는 전기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GM은 대형 가솔린 엔진의 커다란 쉐보레 및 GMC 픽업 트럭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에서도 2035년부터는 EV만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GM의 변혁은 EV 기술에 국한되지 않는다. GM은 자율주행차와 라스트마일 배달 차량에 대한 투자도 했다. 스타트업 마인드를 함양하여 비즈니스의 각 부분을 자유롭게 하고, 보다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몇 가지 주요 브랜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M이 전화번호부를 가지고 있었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그리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으로의 복귀가 계획되어 있다. 113년 된 거대 기업이 운영하는 방식을 바꾸고, EV 시장에서 테슬라와 같은 기업을 실제로 이길 수 있다고 전 세계를 설득하는 대담하고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까?
얼티엄의 시대
GM이 EV로 선회하는 핵심은 진정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견고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얼티엄 아키텍처인데, 이는 다목적 스케이트보드 섀시, 융통성 있는 파워트레인, 모든 기반 소프트웨어와 연결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변화무쌍한 적용 범위를 통해 거대한 GMC 허머 EV와 브라이트드롭 제보 600 밴부터 대중 시장용 쉐보레 블레이저 EV 크로스오버와 호화로운 캐딜락 리릭 SUV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차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혼다와 공동 개발하는 다양한 차들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얼티엄은 새로 출시된 것이지만 GM 임원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회사가 EV에 초짜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어 한다. 테슬라 여파로 GM은 뒤쳐지고 있는 둔하고 오래된 내연기관 자동차 대기업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학습 과정을 겪었다”라고 GM 인터내셔널의 책임자인 쉴판 아민은 말한다. “우리는 EV1 출시를 통해 시장에 전기차를 소개한 첫 번째 회사들 중 하나가 됐다. 이후 그것을 쉐보레 볼트로 진화시켰다.”
GM 수석 부사장이 미리 준비한 말 속에 자발적으로 EV1을 언급해서 놀랐다. 1996년 GM이 출시한 2인승 전기 쿠페 EV1은 2002년 논란 끝에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실패작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GM은 사실상 모든 EV1을 리콜하고 폐기해 오명을 남겼다.
일론 머스크는 EV1의 폐기가 테슬라 설립의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심지어 EV1은 GM이 석유업계와 협력해 EV가 자리 잡기 전에 없애려 한 결과라는 음모론까지 있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시대를 앞서갔던 EV1은 높은 비용과 형편없는 배터리 기술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구독 스타일의 판매 모델이나 공기역학적으로 연마된 차체와 같은 EV1의 일부 아이디어들은 이제와 갑자기 유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도 변화했다. 기술 스타트업들은 ‘빠르게 실패하기’ 정신을 품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있는 한, 더 이상 실패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GM은 이제 역사에서 EV1을 지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것이 얼마나 선구자였는지 보여주고 싶어 한다.
EV1에 담긴 콘셉트들은 2013년 출시된 쉐보레 스파크 EV 해치백의 씨앗이 되었고, 2016년의 쉐보레 볼트(유럽에서는 오펠 암페라-e로 판매됨)로 이어졌다. 이 차들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으나 – 스파크는 배출가스 목표 달성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카’로 조롱받기도 했다 – GM이 신뢰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EV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 차들은 폭스바겐 ID. 3의 경쟁모델인 볼트 EUV와 얼티엄 모델들로 이어졌다.
아민은 “EV1 이후 EV들의 개발 프로세스를 거치면서 고객 경험을 재정의하고 고객과 차량 인터페이스의 방식을 재고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는 고유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그 기회를 인식했기 때문에 한 걸음 물러서서 이러한 플랫폼들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제 이러한 플랫폼들은 빠르게 확장 가능하다.”
GM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00만 대의 EV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며 LG화학과 500만 대분의 배터리 소재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아민은 얼티엄 플랫폼이 정말로 “기술과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GM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동급 내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얼티엄은 주로 중형 SUV 이상을 위해 설계되었으며, 5가지의 각기 다른 ‘얼티엄 드라이브’ 파워트레인 설정을 수용할 수 있다. 얼티엄 드라이브는 앞바퀴굴림과 뒷바퀴굴림, 네바퀴굴림을 포함하며, 최고출력이 235마력부터 1000마력 사이에 이르는 싱글 및 듀얼 모터 버전으로 구성된다.
플랫폼의 핵심요소는 납작한 배터리 셀들(GM은 이것이 원통형 셀보다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허용한다고 말한다)이며, 12개의 모듈로 구성된 팩으로 배열된다. 모델에 따라 기본형의 경우 적게는 6팩, 롱휠베이스 모델에는 최대 24팩을 장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계획된 대부분의 차들은 12팩을 탑재하는데, 예외적으로 험머는 12팩을 2개 쌓아 24팩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400V이지만 800V에서 병렬로 구동할 수 있어 최대 350kW의 충전 속도를 허용한다.
“얼티엄은 SUV와 크로스오버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픽업과 심지어 자율 주행 차량의 수요에 의해서도 성장할 수 있다”라고 전기화 전략 책임자인 팀 그루가 말한다. “고객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도 민첩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주요 이점은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차 밖에서 컴퓨팅을 한 다음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기초적 요소이다.”
글·제임스 앳우드(James Att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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