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기 자동차 브랜드 테슬라가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 등으로 미국에서 모든 전기차 모델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모델X는 기존가보다 최대 6000달러 오른 12만990달러로 올랐고, 모델S와 모델3의 롱레인지 차종도 수천 달러 올랐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주차된 테슬라 차량의 모습. 2022.06.17. |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에서 차량 할인을 시작했다. 반도체 수급난 등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 인상을 했던 테슬라지만 주문 취소가 이어지고 신규 주문마저 감소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사정도 테슬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에도 경기침체 영향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이달 들어 연말까지 모델3나 모델Y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3750달러(약 492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테슬라 대규모 할인은 실적 때문?
업계에서는 그동안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지 않았던 테슬라가 대규모 할인을 시작한 것이 4분기 실적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들어 자동차 시장에서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영향으로 기존 주문을 취소하는 고객이 늘었다. 테슬라가 할인을 통해 고객의 주문 취소를 막고 4분기 실적을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일은 중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중국 수요부진으로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를 부인했으나 지난 10월부터 모델3와 모델Y의 가격 인하를 단행한 점, 이후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 점 등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
실제로 그동안 공고했던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하락 중이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6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1%, 2020년 3분기 79%에서 낮아진 것이다. 아울러 S&P는 2025년이 되면 테슬라의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20% 미만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모델이 현재는 48개지만 2025년이 되면 159개로 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센티브 제공 없이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던 테슬라지만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과 함께 경기침체가 겹치자 할인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들 2년만에 다시 할인 시작…무이자 할부도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BMW코리아가 24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BMW 엑설런스라운지 2022에서 11월 정식출시 예정인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 뉴7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2022.5.24/뉴스1 |
테슬라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2년여만에 다시 할인 판매에 나섰다. 주문이 밀려 있다는 이유로 할인 행사가 멈춰있었으나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의 여파로 신규 주문이 감소하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자 할인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는 경차 캐스퍼를 구매할 경우 100만원을 공식 할인해준다. 제네시스 G80을 구매할 경우 기존 40만~50만원의 틴팅(선팅) 비용 정도만 제공하던 딜러들이 최근엔 최대 134만원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BMW는 최대 인기 모델인 5시리즈를, 아우디는 대표 중형 세단인 A6를 1000만원 가까이 할인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나 ‘전액 할부’를 내세우는 업체도 있다. 마세라티는 세단인 기블리·콰트로포르테, SUV인 르반떼를 이번 달 구매하는 고객에게 24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30%)를 제공한다. 캐딜락 중형 SUV인 XT5는 48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30%)가 가능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자동차 업체들은 낮은 인센티브로 높은 이익을 기록해왔다”며 “인센티브가 늘어난다는 것은 자동차 업체의 이익률이 다시 하락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신차 구매도 줄어드는 상황이라 지난 2년과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요 우위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인센티브 증가는 주로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른 저가 할부금융 상품 제공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