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모빌리티(003620)가 쌍용자동차 ‘헤리티지(유산)’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에 나서고 있다. 무쏘와 액티언 등 쌍용차 헤리티지를 승계해 쌍용 고객의 향수를 자극하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품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KGM의 정체성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쌍용’…추억 살리고 브랜드 약점 극복·홍보비 절감 기대
6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5일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출시했다. 또한 자사의 픽업트럭을 ‘무쏘’ 브랜드로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칸은 이달부터 무쏘 스포츠, 무쏘 스포츠칸으로 판매한다.
무쏘는 KGM의 전신인 쌍용차를 상징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1993년 출시 이후 2002년에 픽업 모델 ‘무쏘 스포츠’가 나오며 ‘액티언 스포츠’→‘코란도 스포츠’→‘렉스턴 스포츠’로 이어지는 KGM의 픽업트럭 역사의 길을 열었다.
KGM에 무쏘를 내세운 것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쌍용차에서 KGM으로 이름은 바꿨지만, 50~60대에선 여전히 쌍용차로 인식되고 있다. 30~40대의 경우 아버지 세대가 몰았던 쌍용차와 함께 한 추억이 남아있다.
실제 KGM은 무쏘EV를 출시하면서 과거 17년간 무쏘를 운행했던 한 아버지와 그의 가족들 인터뷰로 무쏘와 함께했던 추억을 회상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쌍용차에 대한 이들의 긍정적 기억을 KGM으로 이어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런 시도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중형 SUV 액티언은 쌍용차 시절인 2005년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쿠페형 SUV 1세대 액티언을 계승했다. 당시에도 KGM은 액티언을 대대적으로 내세우며 쌍용 헤리티지를 강조했었다.
곽재선 KGM 회장은 “액티언이란 이름도, 무쏘도 제가 소환했다. 지난달 우리가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 제품까지 나쁜 과거에 둘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더 좋은 액티언(과 무쏘)을 만들겠다. 점점 더 이 이름을 자랑스럽게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오랜 기간 부침을 겪은 KGM은 헤리티지 계승을 통해 홍보비 절감 등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전동화 등 급변하는 기술로 인해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경준 KGM 국내사업본부장은 “새로운 이름으로 마케팅하고 브랜딩하는 데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며 “무쏘는 무형의 자산으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것이다. 액티언을 홍보하는데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흥행 돌풍’ 액티언 판매 부진…KGM 정체성 흔들릴 수도
다만 헤리티지 계승 전략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출시한 액티언의 경우 준수한 외관에 ‘액티언’이란 브랜드가 더해지면서 사전 예약 건수가 5만건을 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5027대에 머물렀다. 액티언은 올해도 1월 478대, 2월 35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헤리티지 계승을 통해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 등 상품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이같이 헤리티지 계승 전략 속 판매 부진이 이어진다면 KGM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역효과가 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KGM 역시 이런 한계를 인지하고 소비자 맞춤형 전략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곽 회장은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액티언 하이브리드, 디젤만 있는 렉스턴에 가솔린을 추가하며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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