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치지직과 SOOP이 e스포츠에 이어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에 나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독점한 인기 스포츠 종목 대신 배구·농구·프로레슬링·아시아 축구 등 마니아층이 확고한 스포츠 종목을 공략하며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 오는 6일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 2025 트로피 투어’를 생중계한다. 이번 행사는 네이버의 제2사옥인 1784에 마련한 비전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비전 스테이지는 발광다이오드(LED)와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갖춘 공간으로 첨단 기술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치지직은 지난 4일 시작해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같이보기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한국프로야구(KBO) 개막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했다.
치지직은 지난해 10월 AFC 챔피언스 리그를 시작으로 스포츠 중계를 점차 늘려왔다. 각 스포츠 리그의 전용 중계 채널을 만들어 시청자의 집중도를 높였다. 네이버의 기술력으로 다른 플랫폼 보다 최대 10초 빠르게 전송하는 등 스포츠 중계에 특화된 스트리밍 기술도 적용했다. e스포츠에 이어 스포츠 중계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SOOP은 아시아 축구와 함께 격투기, 프로레슬링, 배구, 당구, 낚시 바둑 등 충성도가 높은 팬층이 있는 스포츠를 꾸준히 중계하고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중계권을 유치하면서 시청자 유입 효과를 봤었다. 올해는 두산·롯데·키움·한화·NC 등 5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다. KBO 본경기 중계는 하지 못하지만 스프링캠프 경기로 골수 야구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치지직과 SOOP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 시청자 체류시간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축구나 농구, 배구, 레슬링 등은 대중성은 낮지만 충성도 높은 매니아들이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K리그, KBO만 하더라도 OTT 플랫폼이 거액을 주고 중계권을 구매하기 때문에, 중계권을 확보해도 사업성이 안 나올 수 있다”면서 “(비인기 스포츠는) 충성도가 높아 매니아들이 꾸준하게 시청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올해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비인기 스포츠 중계가 양사 플랫폼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발로란트,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e스포츠를 중심으로 경쟁해 온 두 플랫폼이 스포츠 분야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