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이 아시아 최초로 세계 최대 의료IT 콘퍼런스 ‘HIMS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미래 스마트병원’ 모델을 제시했다. 글로벌 10대 혁신병원이 모인 이니셔티브 구성까지 주도하며 ‘삼성’ 브랜드를 IT를 넘어 의료 영역까지 확산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HIMSS 2025’에서 ‘미래 의료의 방향’을 주제로 아시아 병원 최초로 기조연설 무대에 올랐다.

박 원장은 병원 개원부터 지향해 온 디지털 혁신 과정과 성과를 소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세계 최초로 의료IT 분야 최고 권위의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6개 인증 중 4개(EMRAM·INFRAM·DIAM·AMAM) 분야에서 최고인 7단계를 달성했다. 디지털헬스지표(DHI) 조사에서도 400점 만점을 기록했다.
박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 스마트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로 ‘삼성 DNA’와 함께 조직원들의 혁신 마인드를 꼽았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은 한국에서 환자를 ‘존경받는 고객’으로 부르기 시작한 첫 병원”이라며 “삼성의 고객 지향 전문성과 IT에 대한 통찰력을 접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기에 혁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구축 등 전산 시스템 고도화와 함께 조직원들 스스로가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와 탐구, 협업을 하며 IT 혁신을 이뤘다.
박 원장은 “우리는 ‘명령’이라는 단어를 ‘커뮤니케이션’으로 대체해 상향식 통제보다는 수평적 협업을 강조해 왔다”면서 “이 문화는 실무진의 전문성과 헌신에 대한 깊은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상향식 명령이 아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뛰어난 성과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새로운 도전 과제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갈수록 늘어나는 업무와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AI전환(AX)이 필수라고 봤다. 이를 위해 거대언어모델(LLM)을 이용한 AI 로봇, 메타버스 연동 등 선행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박 원장은 “컨텍스트 인식과 AI가 결합한 소셜 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모든 사람과 상호작용할 것”이라며 “환자 나이와 진단에 맞춘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해 치료과정에서 환자 참여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미래 의료 혁신을 주도할 그룹 창설까지 준비 중이다. ‘이노베이션 하스피탈10 얼라이언스(iH10)’로 불리는 글로별 병원 단체를 조직해 다양한 IT혁신 프로젝트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 주도로 미국,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홍콩, 대만 등 세계 최고 수준 병원 10곳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병원이 주도해 세계 각국 의료기관과 IT혁신 이니셔티브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원철 삼성서울병원 디지터혁신추진센터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10개 병원이 모여 IT 프로젝트 성공사례는 물론 실패 경험까지 공유하면서 혁신 여정의 시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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