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 네트워크는 AI 데이터트래픽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전송해야 한다는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MWC25 현장에서 글로벌 네트워크장비 기업들은 AI에 최적화된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관리, 제어 등 혁신을 선보이며, 통신사업자에 러브콜을 보냈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관에서 진행 중인 MWC25에서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은 5G와 5.5G를 중심으로 AI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화웨이가 물량공세를 바탕으로한 세계 네트워크장비 선도자 지위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의 치열한 추격전이 진행되는 형국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장비기업은 핵심 주력인 5G, 5G-A 제품 기술과 이를 통해 실제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AI 시대에 통신사가 AI를 가장 잘 구현하려면 5G, 5G-A 네트워크가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올해에도 글로벌기업 최대 규모인 2700평 규모 전시관을 입구인 1번홀에 배치하며 압도적인 물량 공세에 나섰다. 올해 핵심 컨셉은 ‘AI-중심 네트워크 솔루션’이다. AI에이전트가 네트워크에 삽입돼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방대한 트래픽을 창출하는 AI서비스의 결과물이 이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전송되도록 지원한다.
혁신 개념의 안테나 제품도 주목받았다. 공 모양 안테나 컨테이너 내부에는 다양한 안테나를 배치해 AI가 트래픽이 몰리는 곳에 전파를 집중하도록 한다. 유럽,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주파수를 지원하는 기지국·안테나가 전시관 곳곳을 수놓았다. 엔터테인먼트 존에서는 AI로봇과 딥시크로 구동되는 가정용 AI 시스템을 선보였다. 한 통신전문가는 “토털솔루션 사업자인 화웨이의 전시에서 통신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동시에 주도권을 빼앗긴 한국의 통신기술에 대한 아쉬움을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에릭슨은 자사 5G, 5G-A 솔루션을 어떻게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시연에 집중했다. 전시관 가운데 놓인 렉서스 승합차에 자동차 운행시 5G와 LTE 스트리밍의 속도가 어느정도 차이가 날 수 있는지를 시연하는 전시물이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싱텔 관계자를 초빙, 싱텔이 에릭슨의 솔루션을 사용해 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었는지를 프리젠테이션하도록 했다. 외부 전시관 가운데 놓인 ‘혁신 버스’는 관람객이 버스에 입장하면, 에릭슨의 5G 솔루션을 이용해 버스가 달리는 중에 확장현실(XR) 데이터가 끊김없이 안정적으로 전송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5G와 5G-A, 6G 안테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통합형 기지국도 메인 무대를 차지했다.
노키아 전시관은 매시브 멀티다중입출력안테나(Massive MIMO)를 시작으로 향후 6G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비전을 제시하는 전시를 선보였다. AI-무선접속망(AI-RAN) 기술을 통한 네트워크 효율화, AI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솔루션 등이 메인 전시 아이템이 됐다.
삼성전자는 2관에 별도 네트워크 전시관을 구성했지만, 비공개로 운영했다. 최근 삼성이 주력하는 가상화 무선접속망(vRAN) 솔루션 등을 전시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성호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은 “글로벌 네트워크장비기업들이 당장 사용가능한 5G 이후 5G-A 기술 경쟁에 본격 나서는 모습을 눈여겨봤다”며 “후발주자통신사업자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네트워크 운용체계(OS)를 개방형으로 구성해 기지국 제조사 종속을 탈피하는 개방형무선접속망(오픈랜) 기술도 MWC25의 중요한 테마가 됐다. 오픈랜 강자를 노리는 매브니어는 2번홀에 대규모 전시관을 차리고 글로벌 기업과 기술협력을 논의했다.
또, 오픈랜은 특히 일본기업의 준비가 돋보였다.일본에서는 오픈랜으로 방향을 정하고, 통신사들과 빠른 상용화를 전개하고 있다. NTT도코모, NEC, 후지츠 등 기업들은 오픈랜 기술을 메인 아이템으로 전시하고 시연하는데 주력했다. 오픈랜의 성능에 대한 업계의 의심이 여전한 가운데, 성능차이가 없으면서도 비용효율화가 가능하다는데 전시 초점과 설명이 집중됐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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