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WC25 전시장 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 부스에 전시된 로봇손 앞에 관람객 발길이 멈춰섰다. 전시된 아너의 노트북 카메라를 향해 오른손을 펼치자 로봇손도 동시에 같은 동작을 취했다. 어려운 손 동작도 지체없이 따라했다. 다른 한 켠에선 오목을 두는 센서 로봇이 관람객과 수를 주고 받았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는 ‘피지컬 AI’가 화두로 떠올랐다. AI 모델이 실물 하드웨어에 탑재돼 자율행동과 추론이 가능한 기술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다.
이번 MWC25에서도 다양한 로보틱스 기술이 등장했다. 아너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파시니와 협업한 로봇손을 선보였다. 차이나모바일은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휴머노이드 로봇 ‘펑치’와 로봇 애완견 ‘샤오리’를 공개했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은 스스로 전시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관람객들과 교감했다.
중동 최대 통신사 에티살랏(e&)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미라’가 이목을 끌었다. AI가 적용돼 고성능 챗봇 수준의 언어 구사 능력을 지닌 게 특징이다.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네자 반갑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람 같은 표정과 제스처까지 구사했다.

LG유플러스 부스에도 국내기업 에어로봇과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앨리스’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보행로봇에 LG유플러스 자체 AI 모델인 ‘익시’가 탑재됐다. 관람객에게 포즈를 취하고 퀴즈를 맞추면 직접 선물도 건넸다.
이러한 피지컬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동하려면 초저지연·고속 무선 통신망이 필수다. 네트워크 기술 발전에 따라 글로벌 AI 로봇 시장도 2030년까지 6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에이전트와 결합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스스로 추론하고 이를 실제 물리적 움직임으로 옮기는 ‘에이전틱 AI’가 로봇에 접목되면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높은 수준의 언어 이해와 사람의 개입 없이 적합한 행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윤성재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에이전트가 사람과 하드웨어 간의 상호작용에 큰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AI 기술은 궁극적으로 피지컬 AI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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