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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해제 기대감] 8년 묶였던 국내 게임사, 중국 시장 재진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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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현지시간) 중국 랴오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하오 펑 랴오닝성 당 서기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8일(현지시간) 중국 랴오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하오 펑 랴오닝성 당 서기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중국 정부가 올 상반기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전면 해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의 실제 흥행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게임 업계의 중국 시장 전략이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르면 오는 5월께 한한령을 해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7년 주한미군의 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반발해 한한령이 발동된 이후 8년 만이다.

지난달 7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초청받아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한령 문제를 제기했고, 시 주석이 긍정적 검토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달 중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최대 시장, 중국

중국은 국내 게임 업체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배포한 ‘2023년 게임백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국 게임 산업 수출액 총 89억8175달러(약12조6985억원) 중 중국 비중은 30.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 일본(14.4%)과 3위 동남아(14.2%)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2023년 중국 게임시장은 1236억 달러로, 미국(1281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국내 게임들은 게임사의 실적을 크게 견인했다. 지난해 5월 중국에 출시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첫 달 매출 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서비스 4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또 엔씨는 지난해 ‘블레이드&소울 2’를 출시해 중국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했으며 이는 100만명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라비티 MMOARPG ‘라그나로크: 초심(중문명 仙境传说: 初心)’이 지난 1월 중국 판호를 취득했다. [사진=그라비티]
그라비티 MMOARPG ‘라그나로크: 초심(중문명 仙境传说: 初心)’이 지난 1월 중국 판호를 취득했다. [사진=그라비티]

한한령 영향과 판호 발급 문제

그러나 그간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은 한한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2월부터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해외 게임 회사가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하려면 반드시 판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규 진출이 막혔다.

한한령 이전인 2014~2016년에는 총 48종의 국산 게임이 판호를 획득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건, 2건에 그쳤다. 이로 인해 게임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40.6%에서 2023년 30%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다행히 재작년부터 상황이 호전돼 지난해에는 총 10종의 국산 게임에 판호가 발급됐다.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 역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라그나로크: Back to Glory(중문명 仙境传说: 重生)’와 ‘Project Abyss(중문명 仙境传说: 初心)’의 중국 판호를 취득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처럼 한한령이 전면 해제될 경우 그동안 판호 발급에 1~2년이 소요돼 시장 트렌드에 뒤처지는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 게임들의 경쟁력이 많이 향상돼 이전보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중국 시장의 개방으로 투자 가능한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성공 여부는 별개…경쟁력 확보 관건으로

하지만 중국 시장 진출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론칭하더라도 결국은 흥행으로 연결돼야 하는 만큼 게임 자체의 완성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중국 시장 투자 규모와 매출 비중이 커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이전보다 확실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론칭 후 현지 반응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게임 개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한한령 해제 이후 중국 시장 진입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 시장의 경쟁 환경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양대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글로벌 게임쇼인 게임스컴과 TGS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게임과 e스포츠 표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게임 업계는 이 기회를 살려 중국 등 해외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적합한 베뉴를 마련한다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투데이신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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