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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현대차 “2030년 이전엔 어려워” [원선웅의 애프터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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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는 현재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 속도, 높은 내구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기술은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2025 기아 EV 데이’를 통해 발표된 전고체 관련 내용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배터리 전략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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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글로벌사업기획사업부장 조상운 상무는 최근 기아의 ‘2025 EV 데이’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30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기술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야만 자체 생산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기술 개발에 뒤처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난제와 대량 생산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구조적 복잡성, 원재료 확보, 제조 비용, 생산 과정에서의 기술적 어려움 등을 해결해야만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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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을 통해 소개했던 것처럼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1. 제조 비용
현재 전고체 배터리의 제조 단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도로 정밀한 제조 공정이 필요하며, 핵심 원재료 확보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고체 배터리의 생산 비용이 대량 생산을 통해 절감될 가능성이 있지만, 초기 상용화 단계에서는 높은 가격이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 수명과 안정성
전고체 배터리는 이론적으로는 현재 배터리보다 더 긴 수명을 제공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내구성 검증이 부족하다. 특히 전해질이 고체로 구성되어 있어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배터리 내구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3. 대량 생산의 어려움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다. 대량 생산을 위한 생산 라인 구축과 관련 기술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상용화하면 품질 문제와 생산 비용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과 같은 일부 기업들은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격적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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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과는 달리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빠르게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첫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요타는 배터리 내구성 개선을 위해 리튬-황(Li-S) 기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두 배 이상 높일 계획이다.

혼다는 전고체 배터리가 최대 620마일(약 1,0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기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혼다는 이미 일본 내 파일럿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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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2028년까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두 배의 용량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닛산은 이를 위해 요코하마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은 공격적인 일정을 내세우며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지만, 배터리 기술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현대차그룹의 신중한 접근이 오히려 안정적인 전략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배터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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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늦어질 것을 대비해 기존 배터리 기술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각 배터리별 개발 방향성을 살펴보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저비용, 고내구성을 특징으로 하며, 보급형 전기차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니켈-망간-코발트(NMC) 배터리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며, 에너지 밀도가 높아 긴 주행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차세대 리튬 메탈 배터리의 경우 전고체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의 고에너지 밀도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중기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전략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기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 기다릴 가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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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기차 모델들은 지속적으로 배터리 기술이 개선되고 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또한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당장 전고체 배터리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많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 내구성 등에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몇 년간 전기차 구매를 미룰 계획이라면 전고체 배터리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기차 업계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다. 현대차그룹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며 기존 배터리 기술을 개선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공격적인 일정으로 시장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미래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언제 전고체 배터리가 현실화될 것인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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