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날씨 예측 기술이 미래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2025년 게임 체인저’ 보고서에서 AI 기반 날씨 예측을 가장 혁신적인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24’에 따르면 극한 기후는 향후 10년간 가장 심각한 글로벌 리스크로 선정됐다. 미국 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만 발생한 기상관련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200억달러(약 160조원)를 넘어섰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평균기온이 1.5℃ 상승 제한선을 넘어설 확률이 2027년까지 50%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AI 기반 날씨 예측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인 물리 기반 기상 예측 모델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방정식을 반복 계산하는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AI 모델들은 역사적 기상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해 미래 상태를 예측한다. 그 결과 기존 방식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빠른 속도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졌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4년 약 38억달러(약 5조원)에서 2030년까지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날씨 예측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잠재 시장은 기상 관련 위험이 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 GDP의 약 30조 달러(약 4경원)에 달한다. 이런 시장 잠재력을 인지한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투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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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코디프(CorrDiff)’와 ‘스톰캐스트(StormCast)’라는 모델을 통해 고해상도 날씨 예측과 극단적 기상 현상 시뮬레이션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코디프는 기존 물리학 기반 모델보다 최대 1000배 빠르고 3000배 더 에너지 효율적이며, 스톰캐스트는 3km 해상도로 시간 단위 업데이트를 제공해 재난 대비와 에너지 관리에서 중요한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딥마인드의 ‘그래프캐스트(GraphCast)’는 열대성 폭풍과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의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며 기존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의 최고 수준 시스템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 모델은 10일간의 고정밀 날씨 예보를 단 1분 만에 생성하며 기후 재난 대응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구글은 15일간의 예보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모델 ‘젠캐스트(GenCast)’를 개발했으며 이는 전통적인 방식 대신 확률적 접근 방식을 도입해 더 다양한 기상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로라(Aurora)’라는 대규모 AI 모델을 통해 대기 데이터를 분석하고 장기적인 기후 변화와 단기 날씨를 동시에 예측하며 에너지 및 농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스타트업들도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AI 기반 날씨 예측 스타트업 투자는 연평균 65% 증가했다.
스위스 기반 스타트업 ‘유아(Jua)’는 세계 최초의 고해상도 AI 기반 날씨 예측 플랫폼을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플랫폼은 기존 모델보다 최대 25배 높은 공간 해상도와 10배 높은 시간 해상도를 제공한다. 유아는 현재까지 18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의 ‘아트모(Atmo)’는 기후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로 기존 대비 최대 4만배 빠른 속도로 날씨를 예측한다. 아트모는 필리핀 정부 및 미 국방부와 협력해 정밀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농업 및 에너지 관리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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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데이터 수집에 특화된 ‘윈드본 시스템즈(WindBorne Systems)’는 스마트 풍선을 활용해 대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정밀한 지역 예보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와 미 공군과 협력하며 현재까지 32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202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만개의 풍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AI 기반 날씨 예측 기술은 단순히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것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 및 재난 관리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딥러닝 기반 AI 모델은 기존 물리학 기반 시스템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빠르고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보험, 금융 서비스, 에너지 관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은 농업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효율 극대화뿐만 아니라 보험 리스크 관리에도 활용되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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