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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거대 ‘애니악’ 연상케 한 양자컴…”50큐비트급 내달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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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표준연 초전도 양자컴퓨팅시스템실험실 가보니

20큐비트 양자컴퓨터 내부 앞모습(왼쪽)과 뒷모습( 오른쪽)/사진=류준영 기자
20큐비트 양자컴퓨터 내부 앞모습(왼쪽)과 뒷모습( 오른쪽)/사진=류준영 기자

‘치익, 치익~’ 7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 첨단동 1층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실. 이곳 안내를 담당한 최가현 선임연구원이 “소리가 거슬릴 수 있는 데 헬륨가스가 주입되고 있는 거예요. 우린 익숙해져 모르고 삽니다”라고 말했다. 초전도 양자컴퓨터는 초전도체 현상이 나타나는 영하 240도 이하 극저온 환경을 맞춰야 작동한다. 이 때문에 24시간 이런 소리가 일정 주기로 반복해 들린다고 했다.

양자컴은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를 사용해도 1만년이 걸리는 계산을 수분 만에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IBM, 구글 등이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3년 양자기술원년 선포와 함께 양자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키고, 국회가 ‘양자기술 육성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이듬해 1월 10일 표준연은 초전도 큐비트 20개로 된 양자컴을 시연해 보였다.

최가현 선임연구원(왼쪽) 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최가현 선임연구원(왼쪽) 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유니콘팩토리가 찾아간 연구실엔 20큐비트(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 양자컴이 총 3개가 있었다. 이날 이중 한 대의 내부 부품 교체 작업이 이뤄져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원통형의 극저온 냉동기는 마치 1940년대 진공관 컴퓨터인 ‘애니악’을 연상케 할 정도로 컸다.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넓이에 높이는 약 2m가 넘어 보였다. 내부 부속품은 가장 하단에 큐비트 프로세서(QPU)가 부착돼 있고 일정 간격으로 층층이 위치한 황색 원형판엔 수십 다발의 동축케이블이 연결돼 얽혀 있는 모습이다.

케이블은 언뜻 같은 색상인데 기능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다르다. 최 선임연구원은 “컨트롤이나 압력 등을 제어하는 저온용 케이블은 카파와 니켈 물질로 만들고 큐비트의 굉장히 약한 신호를 손실없이 읽어내야만 하는 초전도 케이블은 타이타늄을 쓰는데 이런 물질의 차이 때문에 미세한 색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 구현을 위해 공통적으로 필요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이 있는 반면, 방식에 따라 특정 소부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최 선임연구원은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 제작에 사용되는 기판은 실리콘 또는 사파이어 기판이 사용되며, 회로 형성을 위해 사용하는 초전도 박막은 스퍼터링 방법으로 증착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전도는 실현가능성이 아닌 성능에 있어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준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표준연은 양자기술이 지금처럼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10여 년 전부터 초전도 양자컴을 연구해왔다. 이곳 책임자인 이용호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은 초전도를 이용한 양자센서를 개발, 미국에 수출한 이력을 가진 양자 분야 전문가다.

초전도 양자컴은 이밖에 양자신호 측정제어를 위한 마이크로파 시스템, 전체 장비를 구동할 뿐 아니라 큐비트 제어측정을 위한 마이크로파 펄스 생성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최하단에 양자컴퓨터 두뇌 역할을 하는 큐비트 칩이 내장된 양자 프로세서(QPU)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최하단에 양자컴퓨터 두뇌 역할을 하는 큐비트 칩이 내장된 양자 프로세서(QPU) 모습/사진=류준영 기자

최 선임연구원은 최하단에 부착된 정사각형 부품을 가리키며 “이게 초전도 양자컴 두뇌에 해당하는 큐비트 프로세서”라며 “3인치 웨이퍼로 제작할 경우 9개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알루미늄(Al), 니오븀(Nb) 등의 초전도 물질을 사용할 뿐 일반적인 반도체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다만 초전도 큐비트를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리프트오프 공정은 기존 실리콘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호환 공정이 아니므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서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를 곧바로 생산하기는 어렵다.

최 연구원은 “주로 큐비트 칩이 목표한 성능을 구현하는지와 칩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다”면서 “양자컴 성능은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제어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표준연은 양자컴이 매력적인 이유로 초고속 연산과 더불어 슈퍼컴퓨터 보다 저렴한 전기료를 꼽았다. 실험실 투어에 동행한 황인용 표준연 기획본부 실장은 “슈퍼컴퓨터는 매년 수백억의 전기료가 들지만 초전도 양자컴은 대형냉장고 1대 비용 수준으로 전기료가 매우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이 현재 개발 중인 양자컴퓨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용호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이 현재 개발 중인 양자컴퓨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단은 이르면 3월중에 50큐비트 양자컴을 공개하고 시연할 계획이다. 이용호 단장은 “50큐비트 양자컴을 잘 돌아가게 해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아직 기대하는 수준의 양자컴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IBM이 10만 큐비트 양자컴을 10년 내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기술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신약 개발, 물성 탐구 등에 양자컴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기업들과 함께 단계적으로 양자컴 업그레이드를 계속 이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성 표준연 원장은 “애니악이 처음 나왔을 때 국가별로 한 대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것이 노트북이 되고 스마트폰이 된 것처럼 먼 미래엔 개인별로 초소형 양자컴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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