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 16e’를 출시했다.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은 2022년 ‘아이폰 SE3’ 공개 이후 3년 만에 출시됐다. 아이폰 16e는 기존 아이폰보다 저렴한 90만원대지만, 상위 모델과 같이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됐다. 역대 시리즈 중 최초로 자체 제작한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 칩도 탑재됐다.
애플은 아이폰 16e를 통해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급형 제품치고는 비싼 가격 탓에 중저가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AI 기능에 자체 모뎀 칩까지 최초 적용… 韓 출시가는 99만원
애플은 19일(현지시각) 아이폰 16e 출시 브리핑을 진행했다. 애플은 그간 보급형 모델을 ‘아이폰 SE’라고 칭했지만, 이번에는 명칭을 ‘아이폰 16e’로 바꿨다. 애플은 아이폰 16e를 “아이폰 16 제품군의 강력한 새 멤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이폰 16e는 기존의 홈 버튼을 없애고 페이스 ID를 지원하는 등 디자인이 개선됐다. 이전 아이폰 SE 시리즈는 홈 버튼이 적용됐다. 프로세서는 아이폰 16 시리즈에 장착된 A18 칩이 탑재돼 상위 모델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앱)과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모뎀 칩으로는 애플이 처음 자체 개발한 ‘C1’이 적용됐다. 모뎀은 기기가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돕는 부품이다. 애플은 그동안 퀄컴의 모뎀 칩을 사용해 왔다. 아이폰 16e에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맞춰 USB-C 충전 포트도 도입됐다. 이외에 6.1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단일 4800만화소 후면 카메라, 8GB(기가바이트) 램도 적용됐다.
동작 버튼도 탑재됐다. 동작 버튼은 현재 아이폰15 프로 라인업과 아이폰16 시리즈에만 있는 기능으로, 아이폰 기기 좌측 상단에 있다 버튼을 길게 누르면 무음·카메라·손전등·녹음·번역 등 자주 쓰는 기능을 간편하게 구동할 수 있다.
국내 공식 출시가격은 128GB 기준 99만원부터다. 아이폰16(125만원부터) 대비 26만원 저렴하지만 아이폰SE 3세대(59만원부터)보다는 40만원 비싸다. 한국은 아이폰 16에 이어 이번에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21일부터 예약판매를 받고, 28일부터 정식 판매한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한국어는 4월부터 지원될 예정이다.

◇ ‘아이폰 수익 내리막’ 애플 중저가 시장 공략 본격화… 비싼 가격 탓에 외면받을 수도
애플은 최근 아이폰 판매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애플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아이폰 매출은 691억4000만달러(약 99조6030억원)로 전년 697억달러(약 100조3958억원)보다 1%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출시된 아이폰16의 AI 기능 부재에 대한 실망감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11.1% 감소한 185억1000만달러(약 26조6655억원)에 그쳤다.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이 불며 화웨이를 비롯한 현지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저가 시장 공략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제품 위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4% 커졌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중저가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중국 제조사 중 출하량 3위 샤오미가 전년 대비 출하량이 15.4%, 4위 트랜션이 12.7%, 5위 오포가 1.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고가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1위 애플은 출하량이 0.9% 줄었고, 2위 삼성전자는 1.4% 감소했다.
애플은 칩셋 자체 개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야 할 필요도 있다. 자체 제작을 통해 생산 원가도 절감하고, 특정 공급사로부터의 의존도도 줄여 부품가 협상 능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고성능 AI가 적용된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으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I를 중저가 제품에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출시한 보급형 모델 ‘갤럭시 S24 FE’에 AI 기능을 적용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도 100만원 이하의 저렴한 스마트폰에 AI를 적용하는 추세다.
다만 아이폰 16e가 9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인 만큼 중저가 시장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크게 자극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가격대는 10만~6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미국 IT 매체 폰 아레나는 “저렴한 SE 모델이 사라진 대신 나온 제품이지만 예산이 부족한 구매자에겐 실망스러운 일일 수 있다”며 “이것은 보급형 스마트폰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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