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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1조, 2조원 클럽’ 신규 가입 기업을 배출하며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 판관비 증가 등으로 발생한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처음 연결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바이오텍은 3월 중순 이후 결산 공시를 할 예정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차바이오텍이 국내 처음이다.
차바이오텍은 △제대혈 보관, 줄기세포 연구 및 세포치료제 개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의약품 및 화장품 △해외 의료 네트워크 확장 등으로 다양한 바이오 사업을 확장하며 외형을 키웠다. 차의과학대학교, 병원과 연계한 ‘다학제 임상·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재생의료 분야 경쟁력을 보유했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최대 전문 클리닉 그룹 ‘싱가포르 메디컬 그룹(SMG)’이 2024년 9월 종속회사로 편입되는 등 해외 헬스케어 사업과 면역·줄기세포 보관, 유전체분석, 헬스케어 IT 사업 등 국내 사업이 고르게 성장해 매출 증대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령 역시 창사 이래 처음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보령 잠정 영업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8596억원보다 1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728억원으로, 81% 급증했다. 다만 컨센서스 대비 매출액 -0.89%, 영업이익 -3.13%를 기록했다.
지난해 카나브 패밀리, 항암제 등 만성질환 전문의약품 성장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된 요인이다. 카나브 패밀리는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플러스 등 카나브 기반 복합제다. 카나브 패밀리 연 매출액은 2023년 1500억원을 넘었고, 2024년 1600억원이 예상된다.
보령 관계자는 “올해도 만성질환 분야에서 자체 품목 시장점유율 확대, 자사생산 전환을 마친 오리지널 브랜드 인수(LBA) 품목들의 이익 기여 및 경영 효율화를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를 성장시키는 내실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신약 개발 및 자가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R&D투자 확대, 글로벌 CDMO사업 추진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도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2조 클럽’ 시대를 열었다. 잠정실적 기준 지난해 매출 2조678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렉라자를 필두로 매출 상승에 성공해 매출은 1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4% 줄었다. 연구개발비가 2771억원으로 전년보다 1116억원 증가한 탓이다.
제약바이오 기업 덩치가 커질 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업계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커질 수록 영업이익률이 떨어져 이익률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면서 “국내 제약사의 경우 상품매출 비중이 특히 높다보니 이런 경향이 크고, 그래서 자가 제품을 늘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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