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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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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2002년 10월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만든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서울경제 DB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전기차 배터리 업황 둔화에도 과천 R&D 캠퍼스를 증축하고 배터리 소재까지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것은 위기에 투자를 확대하며 연구실 불을 끄지 않았던 30년 기술 뚝심의 전통에 기반한다. 2차전지 개발의 선구자였던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에 이어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현재가 아닌 미래에 주목하며 과감한 투자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는 전기차 수요 정체와 정부의 대대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담대하게 기술력을 쌓아 올려 다가올 ‘슈퍼 사이클(초호황)’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절대 강자’로 군림한다는 포부를 불태우고 있다.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GM 쉐보레 볼트에 공급하는 LG화학 배터리.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세계 최초 안전강화분리막으로 전기차 시대 선도=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적 강자로 올라선 배경에는 30년 넘는 기술 뚝심이 자리한다. LG그룹의 2차전지 사업 역사는 1992년 구 선대회장의 영국 출장길로부터 시작된다. 한 번 쓴 후 버리지 않고 다시 충전해 사용하는 2차전지를 처음 접한 구 선대회장은 한국에 돌아와 럭키금속에 연구개발을 주문했다. 1995년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을 넘겨받았지만 일본 업체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진 기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수천억 원대 적자로 경영진들은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구 선대회장은 “길게 보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라”며 흔들림 없이 밀어붙였다.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착수 약 10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안전성강화분리막(SRS)’의 개발은 2차전지 사업에 회의적인 분위기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소재로 안전성 측면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화재로 이어지는 배터리의 최대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당시 노트북과 휴대폰 등에 탑재한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얇은 비닐 형태의 폴리올레핀 분리막이 채택됐는데 열에 매우 취약했다. 배터리 온도가 130도를 넘으면 분리막이 녹으며 폭발해 버린 것이다.

LG화학이 2004년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SRS는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세라믹으로 분리막 표면을 코팅해 고온을 견뎌내며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 기술은 미래 영역으로 여겨지던 전기차 시대를 바짝 앞당겼다. LG화학은 2000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낮은 수율로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의 SRS 적용으로 한 자릿수 수율을 96%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용 배터리 생산을 전담하는 쾌거를 이룬다. 전 세계 모든 전기차가 현재 SRS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로 움직이고 있을 만큼 LG엔솔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다.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화재 위험없는 배터리 만들자’…안전 분리막으로 EV시대 개척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직원들이 롱-셀(Long Cell)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위기 속 투자차세대 배터리 소재 연구 거점 구축=LG엔솔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리딩기업 답게 지난해 1조 원 넘는 R&D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술력의 심장인 과천 R&D캠퍼스 증축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2단계 공사를 통해 축구장(국제규격 기준 7140㎡) 3개 크기의 연구 시설(연면적 약 2만 2425㎡)을 과천 캠퍼스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2015년 지어진 과천 R&D캠퍼스는 리튬황배터리·전고체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뿐 아니라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개발하는 LG엔솔의 연구 거점이다. 증축을 마치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필요한 소재를 분석 및 실험하는 시설까지 갖추게 돼 기술 담금질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땅파기를 끝내고 이르면 1분기 착공해 완공 시점은 2029년 이후로 잡고 있다.

연구개발 인력도 늘린다. 과천 R&D캠퍼스에는 현재 약 800명의 인력이 상주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새 시설들이 들어서면 배터리 소재 관련 연구 인력을 충원해 전체 연구원이 1000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 R&D캠퍼스와 도보로 10분 거리인 LG전자 서초 R&D캠퍼스의 6개 층에도 LG엔솔 개발 인력들이 R&D에 힘쓰며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LG엔솔은 과천 R&D캠퍼스뿐 아니라 마곡 R&D캠퍼스, 대전 기술연구원 등 전용 연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LG엔솔이 배터리 소재 분야의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는 것은 향후 제품 경쟁력을 판가름할 핵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소재에 따라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 수명, 충전 속도 등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에너지밀도는 높이고 화재와 폭발 위험은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LG엔솔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에 얇은 실리콘층을 입혀 충전 속도를 10배 향상시키는 기술을 셜리 멍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저렴하면서도 최대 효율을 발휘할 소재를 개발한다면 배터리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따라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LG엔솔이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을 겨냥해 재활용 가능성을 극대화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캐즘의 늪에 빠진 시장 상황을 놓고 “지금을 ‘강자의 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면서 “위기일 때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 미래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면 결국 실력을 갖춘 기업이 이를 지배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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