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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상영 연세대 화공생명학과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 배터리 업체들이 쓰던 분리막을 따라 쓰는데 급급했다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물론 지금의 K-배터리도 없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1997년 LG화학(051910)에 입사해 2008년까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개발을 주도했다. 전 세계 최초로 분리막에 세라믹을 입히는 신기술로 리튬이온배터리의 고질적 문제인 화재·폭발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연세대 이차전지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 교수는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와 적극적인 산학 협력으로 한국 이차전지 산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교수는 SRS 개발 과정을 떠올리며 “100번 시도하면 99번의 실패를 반복하면서 좌절과 함께 ‘진짜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때도 많았다” 면서 “수 많은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엔지니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SRS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한 이차전지 산업에서 ‘K-배터리’의 과거 위상을 회복할 ‘신무기’가 절실하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대규모 내수 시장 및 인력을 등에 업은 현지 배터리 업체에 대항하려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로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똑같이 만들어도 한국 배터리가 품질에서 중국에 앞섰지만 지금은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이) 따라왔다”며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기존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돌연변이’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력 제품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서 철의 일부를 망간으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안 등을 그 예로 제시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가는데 다리 역할을 할 제품 개발도 소홀히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고체배터리 개발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공백기를 채울 수 있는 기술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단기적으로 기존에 확보한 기술을 응용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후 장기적으로 차세대 배터리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장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내놓을 수 있어야 ‘슈퍼 사이클’이 돌아왔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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