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및 할부 구매가 주를 이뤘던 자동차 구매 방식이 리스·렌트로 옮겨가고 있다. 리스·렌트의 경우 일반 구매 방식 대비 낮은 초기 비용 부담과 차량 관리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전시장을 방문해 상담 후 할부 혹은 현금으로 구매해야만 했다. 이는 높은 초기 비용과 사후 관리에 대한 부담이 높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최근에는 비교적 낮은 초기 비용과 짧은 계약 기간 등과 차량을 빠르게 변경하는 소비문화와 맞물리면서 리스와 렌트가 새로운 자동차 구매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리스·렌트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빌리티 컨시어지 플랫폼 차봇모빌리티는 차량 구매 계획이 있는 소비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리스·렌트 만족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3%가 리스·장기렌트 이용 경험이 있었으며 이들 중 89.2%가 재이용 의향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43.3%는 적극적인 이용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리스·렌트를 이용해 차량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 62.5%는 재이용 의사를 드러냈다.
이는 초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 중 47.3%가 초기 비용 부담 완화로 인해 리스·렌트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차량 관리 편의성은 31.8%였고 차량 교체 용이성은 19.6%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렌트의 경우 일반 구매 방식과 달리 계약 기간과 초기 비용을 구매자의 상황에 따라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며 “대게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하기 때문에 차량 유지 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 역시 장점이다”고 말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었다. 리스·렌트의 경우 대게 1년에서 5년 사이 계약 기간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었다. 리스·렌트의 경우 일반 구매와 달리 소유권이 계약 회사에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리스의 경우 금융사에 의존하기 때문에 높은 이자 비용 지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리스·렌트 이용을 고려하는 사항은 계약 조건이다. 초기 납입금 규모와 방식, 계약 기간, 약정 주행거리, 혜택 등에 따라 월 납입액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리스·렌트는 일반적으로 초기 비용 선납금 형태와 보증금 형태로 구성된다. 선납금의 경우 차량 가액의 일부를 미리 지불하는 것으로 월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반대로 보증금은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차량에 문제가 없을 경우 돌려받는 금액이다.
조사 결과 초기 비용 유형에서 보증금 10~30% 납부가 38.5%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수금 10~30% 조건이 29.7%로 뒤를 이었으며 무보증 23.6%, 선수금 40% 이상 8.1% 순이었다. 소득 수준에 따라서는 월 300만원 미만 소득군의 경우 무보증 상품 선호도가 46.7%로 다른 소득군 대비 1.5배 수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리스·렌트 계약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월 납입액이 4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계약 해지 조건이 12.2%로 뒤를 이었으며 브랜드 신뢰도(11.5%)와 추가 비용 유무(10.1%), 잔존가치(9.5%) 순이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남성이 여성에 비에 월 납입액을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여성의 경우에는 브랜드 신뢰도에 따라 계약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렌트의 인기가 높아지는 동시에 디지털을 통한 구매 비중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전시장을 방문에 실차를 살펴보고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량 정보를 검색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전문 에이전시와 온라인 웹사이트를 차량을 구매하는 비중이 각각 27.7%, 25%로 나타났다. 이어 모바일 앱 이용자는 16.9%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는 디지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졌다. 전시장에 직접 방문하고 상담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온라인과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조건 및 가격을 비교하고 차량을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30대의 디지털 채널 이용률은 절반 이상인 55.3%로 나타났으며 50대 이상은 전문 에이전시를 통한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자동차 전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는 자동차 구매만을 위한 전시장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과 브랜드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또 온라인 구매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예컨대 BMW 코리아는 매달 온라인 한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차량 구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온라인 구매 채널을 구축하고 기존 전시장은 브랜드 경험을 위한 장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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