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노조가 생산라인 불법으로 멈춰도 배상 無” 법원 판결에 기업들 “힘겹다”

서울경제 조회수  

'노조가 생산라인 불법으로 멈춰도 배상 無' 법원 판결에 기업들 '힘겹다'
‘노조가 생산라인 불법으로 멈춰도 배상 無’ 법원 판결에 기업들 ‘힘겹다’
지난 12월 5일 오후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무자들이 2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근무조(1직)와 오후 근무조(2직)가 매일 2시간씩 총 4시간 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법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의 생산 라인을 불법으로 멈춰 세운 시위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하면서 기업 현장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법원이 최근 노사관계와 관련된 소송에서 잇따라 노조 측 손을 들어주면서 기업들이 노조의 위세에 위축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등법원 민사6부(재판장 박운삼)는 현대자동차가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및 지회 노조원들에 대해 불법 쟁의행위로 비롯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현대차 측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012년 8월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울산공장 의장 라인 등을 불법으로 멈춰 세웠다. 생산 라인이 중단되면서 이 기간 기업들은 매출 감소는 물론 관련 자산의 고정비용 등을 떠안아야 했다. 그런데 법원이 회사 측 손해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현대차 측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3년 6월 손해배상액을 재산정하라며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고 결국 법원은 현대차 측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계는 노조 측 손을 들어준 이번 부산고법의 판결을 두고 “불법 쟁의행위로 입은 기업의 피해 회복을 명시한 기존 법리와 배치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민사소송법 기본 원칙인 ‘입증 책임의 원칙’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조 측 책임을 인정한 1심 및 2심 판단과 달리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파업 후 추가 생산을 통해 부족 생산량이 만회됐다’는 노조 측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입증 책임의 원칙에 따라 생산 부족분 만회 여부는 노조 측 증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노조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법 쟁의행위에 따른 부족 생산량을 만회하기 위한 추가 생산 역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증거 및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채증 법칙’ 역시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판부는 불법 쟁의행위 당시인 2012년 8월 계획 생산량보다 1만 2700대 적게 생산됐지만 연간 계획 생산량 기준 3300대가 더 생산됐다며 파업 이후 추가 생산이 이뤄진 것으로 결론지었다.

현대차 측은 매년 초 세우는 ‘계획 생산량’은 미확정 단순 목표치로 시장 상황에 따라 매월 탄력으로 운영했고 2012년 연간 목표 대비 1만 6150대 적게 생산했다고 입증했다. 피고 측 증인도 실제 운영계획은 계획생산량 대비 수정된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불법 쟁의행위로 인한 부족 생산량을 모두 만회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노조가 생산라인 불법으로 멈춰도 배상 無' 법원 판결에 기업들 '힘겹다'
‘노조가 생산라인 불법으로 멈춰도 배상 無’ 법원 판결에 기업들 ‘힘겹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5일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 구로차량사업소에 열차가 정차해 있다. 조태형 기자 2024.12.05

재판부는 또 현대차 생산방식을 ‘주문생산방식’으로 판단하며 일시적 생산 지연이 매매계약 취소 가능성이 높지 않아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봤다. 이는 자동차 업계가 일정 물량 이상의 재고를 확보해 두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고객 주문 물량 외에도 다양한 옵션의 차종을 미리 생산하는데 불법 쟁의행위에 따른 조업 중단으로 생산 및 판매 차질이 불가피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해 가며 생산시설 점거와 같은 불법 쟁의행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며 “향후 다양한 불법 변칙 쟁의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법원은 최근 11년 간 유지되던 기존 판례까지 뒤집으며 노조의 손을 들어줘 업계에서 문제가 되기도 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통상임금을 정하는 기준에서 고정성을 폐기했다. 소정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는 정기성과 일률성이 있는 임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면서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2013년 판례를 11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 판결로 인해 현장에는 후폭풍이 들이닥치고 있다. 일부 대기업 노조는 과거 소급분까지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노조 지도부가 주도하는 소송전에 수만 명이 참여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경쟁 심화 등으로 힘겨워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저성장 속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사법부의 노사관계 관련 최근 판결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차·테크] 랭킹 뉴스

  • 기아 모닝·벤츠 E클래스, 1월 중고차 시장 최다 거래 모델
  • 비주류 사업 떨쳐낸 카카오게임즈, 본업 ‘게임’으로 2025년 승부수
  • 적자폭 줄인 펄어비스, 기대작 ‘붉은사막’으로 턴어라운드
  • “이게 벌써 여기까지?”.. 화제의 ‘딥시크’ 탑재한 최초의 전기 車 등장
  • 잘 나간다 했더니 “어느덧 100조” .. 한국 기업의 놀라운 성과에 ‘깜짝’
  • 中 BYD, 차량 지능화 전략 공개 “모두를 위한 것”

[차·테크] 공감 뉴스

  •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교육의 배신, 미래는 지금 여기 있어요' 컨퍼런스 진행
  • 삼성전자, '2025년 영국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냉장고 부문 1위
  • 팀네이버, 국내 스타트업들과 사우디 디지털 생태계 확대 맞손
  • “벤츠 제치고 당당히 1위” .. BMW, 최강자로 우뚝 선 ‘비결’
  • 레노버, AI PC에 ‘딥시크’ 도입… 中 기술 굴기 가속
  • [비즈톡톡] 달라진 LG전자 CEO의 행보… 빅테크와 협력해 돌파구 마련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성공하면 운전자들 극찬” 서울시, 주차장 부족하니 이런 방법을?!
  • “팰리세이드랑 가격 겹치네 ” 아이오닉 9 가격 공개에 예비 오너들 난리!
  • “한국 눈길 끝판왕” 제네시스 GV60 역대급 풀튜닝, 작정하고 개발했다!
  • “안그래도 망한 레이, 캐스퍼에 또 짓밟히나” SUV 스타일 일렉트릭 크로스 모델 출시
  • “드디어 나오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투싼,스포티지보다 좋다고?
  • “KGM 살릴 수 있을까?” 토레스 하이브리드, 환경부 인증 완료, 출시 언제?
  • “엄마들 세컨카로 제격!” 캐스퍼, 레이 소형 전기차 중 뭐살까 급고민
  • “이래도 안 사?”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 루프 올리고 터프해진 파격 변신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한국 바둑, 농심신라면배에서 5회 연속 우승 노린다

    스포츠 

  • 2
    장징 감독, 한국 상대 금메달 획득의 어려움 비유

    스포츠 

  • 3
    롱코트 하나로 단숨에 뉴요커 되는 법

    연예 

  • 4
    공원에도 수선이 필요하다

    연예 

  • 5
    '재테크 달인→母 명의 집 선물' 김세정, 제대로 플렉스했네…'스페인서 달콤한 휴가' [MD★스타]

    연예 

[차·테크] 인기 뉴스

  • 기아 모닝·벤츠 E클래스, 1월 중고차 시장 최다 거래 모델
  • 비주류 사업 떨쳐낸 카카오게임즈, 본업 ‘게임’으로 2025년 승부수
  • 적자폭 줄인 펄어비스, 기대작 ‘붉은사막’으로 턴어라운드
  • “이게 벌써 여기까지?”.. 화제의 ‘딥시크’ 탑재한 최초의 전기 車 등장
  • 잘 나간다 했더니 “어느덧 100조” .. 한국 기업의 놀라운 성과에 ‘깜짝’
  • 中 BYD, 차량 지능화 전략 공개 “모두를 위한 것”

지금 뜨는 뉴스

  • 1
    문재인 "윤석열 발탁 두고두고 후회...조국에 한없이 미안"

    뉴스 

  • 2
    서정희 "연인 김태현 만나 전 남편 트라우마·암 극복, 5월 스몰웨딩"(조선의사랑꾼) [TV캡처]

    연예 

  • 3
    최다 금메달 기록 세운 한국 쇼트트랙에 중국 감독이 밝힌 심경

    연예 

  • 4
    홍수아, 글래머에 인형 미모까지…여성들의 워너비

    연예 

  • 5
    "서민의 사랑을 받은 가수"…'가요무대', '해뜰날'로 故 송대관 추모 [MD리뷰]

    연예 

[차·테크] 추천 뉴스

  •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교육의 배신, 미래는 지금 여기 있어요' 컨퍼런스 진행
  • 삼성전자, '2025년 영국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냉장고 부문 1위
  • 팀네이버, 국내 스타트업들과 사우디 디지털 생태계 확대 맞손
  • “벤츠 제치고 당당히 1위” .. BMW, 최강자로 우뚝 선 ‘비결’
  • 레노버, AI PC에 ‘딥시크’ 도입… 中 기술 굴기 가속
  • [비즈톡톡] 달라진 LG전자 CEO의 행보… 빅테크와 협력해 돌파구 마련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성공하면 운전자들 극찬” 서울시, 주차장 부족하니 이런 방법을?!
  • “팰리세이드랑 가격 겹치네 ” 아이오닉 9 가격 공개에 예비 오너들 난리!
  • “한국 눈길 끝판왕” 제네시스 GV60 역대급 풀튜닝, 작정하고 개발했다!
  • “안그래도 망한 레이, 캐스퍼에 또 짓밟히나” SUV 스타일 일렉트릭 크로스 모델 출시
  • “드디어 나오는 토레스 하이브리드” 투싼,스포티지보다 좋다고?
  • “KGM 살릴 수 있을까?” 토레스 하이브리드, 환경부 인증 완료, 출시 언제?
  • “엄마들 세컨카로 제격!” 캐스퍼, 레이 소형 전기차 중 뭐살까 급고민
  • “이래도 안 사?”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 루프 올리고 터프해진 파격 변신

추천 뉴스

  • 1
    한국 바둑, 농심신라면배에서 5회 연속 우승 노린다

    스포츠 

  • 2
    장징 감독, 한국 상대 금메달 획득의 어려움 비유

    스포츠 

  • 3
    롱코트 하나로 단숨에 뉴요커 되는 법

    연예 

  • 4
    공원에도 수선이 필요하다

    연예 

  • 5
    '재테크 달인→母 명의 집 선물' 김세정, 제대로 플렉스했네…'스페인서 달콤한 휴가' [MD★스타]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문재인 "윤석열 발탁 두고두고 후회...조국에 한없이 미안"

    뉴스 

  • 2
    서정희 "연인 김태현 만나 전 남편 트라우마·암 극복, 5월 스몰웨딩"(조선의사랑꾼) [TV캡처]

    연예 

  • 3
    최다 금메달 기록 세운 한국 쇼트트랙에 중국 감독이 밝힌 심경

    연예 

  • 4
    홍수아, 글래머에 인형 미모까지…여성들의 워너비

    연예 

  • 5
    "서민의 사랑을 받은 가수"…'가요무대', '해뜰날'로 故 송대관 추모 [MD리뷰]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