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브랜드 ‘지프’가 전동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제로 에미션 프리덤(Zero Emission Freedom)’이라는 브랜드 비전 아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제품군 ‘4xe’를 전면에 내세운다.
PHEV는 내연기관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더해 가장 현실적 친환경차로 불린다. 짧은 이동 거리는 전기로만 운행할 수 있고, 엔진과 모터를 사용해 장거리 주행에도 적합하다.
지프를 대표하는 럭셔리 SUV 그랜드 체로키 역시 전동화 모델로 거듭났다. 지프 헤리티지에 최신 PHEV 기술을 더한 ‘그랜드 체로키 4xe’가 주인공이다. 친환경성과 효율성까지 챙긴 그랜드 체로키 4xe를 시승했다.
그랜드 체로키 4xe의 핵심 기술은 모터와 배터리, 엔진을 사용하는 4xe 시스템이다. 2개 전기 모터와 400V 배터리 팩, 2.0ℓ 터보차지 4기통 엔진,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했다.
차량은 완충 상태에서 순수 전기로만 30~40㎞를 달릴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전기, e세이브 등 3가지 E-셀렉 모드(E-Selec Mode)를 제공하는 데 출퇴근, 오프로드, 장거리 운전 등 상황에 가장 적합한 운행을 지원한다. 완충 상태에서는 전기만을 사용해 주행할 수 있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아 정숙성이 뛰어나며 고속도로 주행까지 가능하다. 삼성SDI가 제공하는 배터리 용량은 15㎾h 수준으로, 7㎾ 속도의 완속 충전기를 꽂으니 3시간 내 충전이 가능했다.
충전 인프라를 갖춘 상황에서 단거리 출퇴근 용도로 차량을 사용한다면 주유없이 전기만으로도 운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장거리 주행도 충전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다.
2.5톤에 달하는 차체 중량을 감안하면 연비도 준수하다. 시승 기간 평균 연비는 꾸준히 ℓ당 11㎞ 이상을 유지했다. 인증받은 연비는 도심 11.4㎞/ℓ, 고속도로 12.9㎞/ℓ, 복합 12.0㎞/ℓ다.
여유로운 힘도 돋보였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40.8㎏·m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하면 도로 상황에 따라 차량이 엔진과 전기를 적절히 병행해 사용해 언제든 원하는 만큼 가속할 수 있다.
시승 기간 폭설이 내렸지만 그랜드 체로키 4xe는 흔들림 없는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 지프만의 사륜구동(4×4) 시스템 쿼드라-트랙 II(Quadra-Trac II)은 운전자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주행 조건에 따라 5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 지형 설정 시스템도 경쟁 모델과 확연히 차별화된 강점이다.
시승차는 써밋 리저브 트림으로 전자식 세미-액티브 댐핑 기능을 장착한 지프 쿼드라-리프트(Quadra-Lift)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물론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외관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는 넓은 실내 공간을 유지하면서 공기역학적 성능과 효율을 향상한다. 낮아진 벨트라인과 확장형 글라스는 실내로 더 많은 빛을 들어오게 하고 외부 시야를 확장한다.
실내는 현대적 감각에 맞춰 진화했다. 10.25인치 컬러 클러스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반긴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티맵을 지원해 내비게이션 사용이 편리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도 편리하게 연동된다.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한 팔레르모 가죽 시트는 편안한 착좌감이다. 열선과 통풍 기능을 물론 마사지 기능을 갖춰 장거리 주행에도 안락한 느낌을 줬다. 오디오 품질도 만족스럽다. 고급 브랜드 매킨토시 제품으로 19개의 스피커가 듣기 좋은 음질을 들려준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110개 이상의 첨단 안전·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보행자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사각지대·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모두 기본으로 넣었다.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도 주행의 편리함을 높인다.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과 우수한 효율성까지 그랜드 체로키 4xe는 시승 내내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시승차인 4xe 써밋 리저브 트림 가격은 1억1190만원이다. 몸값을 조금 낮춘다면 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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