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 가전기업 에코백스가 물걸레 청소와 동시에 롤러를 세척할 수 있는 로봇청소기를 한국에 선보였다. 에코백스는 올해 안에 창문 청소 로봇도 국내에 추가 출시해 가정용 로봇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에코백스는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봇 X8 프로 옴니’를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에코백스가 개발한 ‘오즈모 롤러’ 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이 기술은 로봇청소기에 장착된 물걸레 롤러가 분당 최대 200회 회전하면서 4000Pa(파스칼)의 압력으로 바닥을 닦는 동시에, 16개의 물 분사 노즐을 통해 깨끗한 물을 공급받아 롤러를 자동 세척하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비드 첸 에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소비자가 로봇청소기의 물걸레 기능에 만족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 물걸레를 고속·고압으로 실시간 ‘셀프 세척’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오염물이 다른 곳으로 퍼지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청소기 바닥에는 자동 긁개가 탑재돼 롤러 표면의 오염된 물과 먼지를 제거하고, 이를 폐수 탱크로 내보낸 후 깨끗한 물을 롤러에 공급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또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능을 강화해 물체 윤곽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공간 모서리를 3차원 이미지로 재구성해 사물 모서리도 놓치지 않고 청소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중국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43%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인 에코백스는 2023년 기준 매출 20억달러(약 2조8900억원)를 넘어섰다. 첸 CEO는 “에코백스는 라이다(LiDAR) 센서를 비롯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를 모두 직접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 20개 이상의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누적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55억달러(약 7조9700억원)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첸 CEO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가전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높다”며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국내 유통사들과 협업해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사후 서비스(AS) 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로봇청소기는 또 다른 중국 기업인 로보락 제품이다.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에코백스는 로봇청소기에 이어 완전 자동 창문 청소 로봇인 ‘윈봇’을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첸 CEO는 “바닥 청소 로봇만큼 청문 청소 로봇 역시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고층 아파트가 많은 한국 시장에서 윈봇의 수요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코백스가 한국 가정용 및 상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를 위해서는 앞서 논란이 됐던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미네소타주 소비자가 자택에서 사용했던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디봇 X2s’의 PIN 비밀번호가 해킹돼 욕설 음성이 출력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세계 최대 해킹대회 ‘데프콘’에서는 에코백스 로봇청소기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악성코드를 전송하고 사용자 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첸 CEO는 해킹 문제에 대해 “제품의 기술 아키텍처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가능한 모든 수준에서 보안을 강화했다”며 “다만 이번 사건은 해커가 에코백스의 클라우드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를 로컬에서 해킹한 것으로 확인돼, 해커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보안 취약점을 분석했고 블루투스 및 연결 보안 수준을 더욱 강화하는 등의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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