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의 급부상을 계기로 AI 강국 도약을 위한 대규모 추경 편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긴급 간담회를 열고 AI 발전 전략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딥시크 쇼크 대응과 AI 발전 전략’을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정아 과학기술혁신특위 위원장의 주도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AI 진흥 TF 및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로는 이주석 AI 이용자진흥원 원장, 고영선 SKT Global 사업개발실 부사장,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 최홍섭 마음 AI 기술총괄 대표, 유용균 AI 프렌즈학회 대표, 박종선 인포보스 대표, 김충일 피앤피시큐어 기술이사,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이 자리했다.
황정아 위원장은 최소 5조원 규모의 AI·R&D 추경 즉각 편성을 촉구하며 “AI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미국에 충격을 안겨준 ‘스푸트니크 모먼트’, ‘딥시크 쇼크’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이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며 “과학기술은 국가 전략이자 먹거리인 현실에서 한국도 AI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이 690조원, 트럼프가 730조원 규모의 AI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과방위가 요구한 AI R&D 예산은 1조에 불과하다”며 신속한 추경 확보를 강조했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은 “H100 2만장 구매에 약 1조원이 소요되며 네트워크 연결까지 고려하면 1~2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이 GPU를 5000장 구매하면 정부가 5000장이나 1만장을 구매해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개발된 AI를 오픈소스로 활용해 생태계를 발전시키면 국가 예산 활용에 충분한 명분이 생긴다”고 제안했다.
고영선 SKT Global 사업개발실 부사장은 “다양한 AI 혁신 기업의 등장을 위해 산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SK는 가치를 공유하는 스타트업 연합체인 K-AI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산업의 속도와 규모를 크게 할 수 있는 접근성 강화가 필요하고 AI 기본법 하위 법률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석 AI 이용자진흥원 원장은 “지금까지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자 중심의 AI 시대를 열었다면 미래에는 사용자 중심의 AI를 기반으로 AI가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용균 AI 프렌즈학회 대표는 “AI 구심점이 될 연구소가 없고 실제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GPU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인공지능 전문기관을 설립하고 국가 GPU 자원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연구과제를 수주하도록 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은 “스타펠로우십 등을 통해 인바운드 전략, 국제적으로 석학들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부지 마련 등은 국회차원에서 정책 조성을 위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도 지난달 31일 ‘딥시크 여파에 따른 AI 대응전략’이란 주제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인사와 AI특위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 등이 참석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 기간 딥시크 쇼크로 미국 증시가 휘청였고 엔비디아 시총은 하루 만에 800조원이 증발하는 등 미·중 기술패권이 AI 분야로 옮겨갔다”며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 등 AI 산업의 기반이 될 법안들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격차가 벌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응을 잘하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딥시크 쇼크는 AI가 소수의 독점 기술이 아님을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중국은 AI 전문가가 41만명, 미국은 20만명인데 한국은 2만명에 불과하다”며 “투자 규모도 미국이 2030년까지 1800조원을 투자하는 반면, 한국은 2027년까지 65조원 투자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이 격차를 좁히기 위해 AI 산업을 적극 지원할 법안을 마련하고 업계가 미처 못하는 부분은 정부 차원의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1~2조원 규모의 AI 관련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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