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7년 만에 70%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에 국내 뉴스 소비량이 늘면서 검색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카카오 다음은 검색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다. 뉴스 독자들의 네이버 ‘쏠림 현상’이 심화한 탓으로 해석된다.
3일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1일 기준 국내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 70.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에서 70%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네이버는 지난 2개월 사이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이 10.57%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음은 지난해 12월 초 대비 0.11%포인트(P) 감소한 2.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비상 계엄 당시 네이버 뉴스의 트래픽은 평소 최고치 대비 13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체포됐다는 소식과 함께 환율 상승 등으로 관련 뉴스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뉴스 독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네이버는 기존 이용자가 소비한 뉴스를 기반으로 AI가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에어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기사의 내용을 짧게 추출해 주는 요약봇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최수연 네이버 사장은 올해 AI가 내용을 요약해 주는 ‘AI 브리핑’을 전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의 경우 네이버에 대한 국내 뉴스 의존도가 증가하며 수혜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지난해 12월 탄핵정국 이후 뉴스 소비 증가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부터 빼앗긴 국내 검색 시장 3위 자리를 되찾아 오기도 했으나, 현재는 점유율이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4분기 포털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 등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의 포털 사업 부문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1조4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다음을 중심으로 하는 ‘포털비즈’ 부문에서 매출 845억원이 예상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 줄어든 수치다.
지난달 다음은 이용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9년 만에 다음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새롭게 개편된 앱은 홈, 콘텐츠, 커뮤니티, 쇼핑 4개의 탭을 배치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직관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네이버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공급하는 사이 다음은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결국 네이버의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가 심화해 검색 점유율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