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합산 영업이익 2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지난 2년간 맺은 수출 계약이 수익에 반영되며 실적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유럽, 중동, 아시아, 미국 등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며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의 2024년 연간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313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3년 합산 영업이익 1조3350억원 대비 73.3% 증가한 수치다. 2조원 달성 역시 사상 처음이다.
방산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매출액 10조1390억원, 영업이익 1조3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3%, 9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호실적은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수출 계약과 같은해 이집트와 맺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이 2024년 2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은 2024년 매출액 4조2695억원, 영업이익 4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 119.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로템은 2024년 폴란드와 K2 전차 1차 계약분 중 56대를 수출했다. 방산 외에도 철도 수출 역시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KAI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2% 감소한 3조6576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이 2733억원으로 10.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는 2024년 12월 국산 기술로 개발한 소형무장헬기 미르온의 육군 납품이 이뤄졌다.
수출 부문에서는 올해 말부터 폴란드에 인도할 다목적전투기 FA-50PL 관련 개발 이익 등이 포함된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 사업으로 분류되는 FA-50PL 사업은 사업 진행률에 따라 매출에 반영된다. FA-50PL에 탑재되는 공중 급유 장치 등이 개발 완료돼 2024년 3분기부터 매출로 인식됐다.
유도무기 전문업체 LIG넥스원은 매출액 2조9948억원, 영업이익 2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7%, 2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LIG넥스원은 2024년 3분기 기준 18조3904억원의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Ⅱ의 8개 포대 수출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을 확장했다.
올해도 주요 방산업체들의 수출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K-9 자주포 228문, 천무 146문 등을 추가 인도할 예정이다. 또 중국과 무력 갈등을 겪는 베트남과 43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20문 수출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820대에 대한 2차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루마니아, 페루, 슬로바키아 등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KAI의 경우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폴란드에 FA-50PL 36대를 순차 납품한다. 또 필리핀과 FA-50 12대 추가 공급 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해 말레이시아와 함대공미사일 해궁의 판매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에서도 2024년 최종 시험을 통과한 유도 로켓 비궁의 수출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구체적인 방산 수출 목표액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방사청은 올해도 2024년 방산 수출 목표인 200억달러(29조원) 수준의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월 19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노르웨이를 방문하며 “올해는 작년에 이월된 사업을 포함해 역대 최대 방산수출 성과도 기대된다”며 “오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 강국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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