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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딥시크 충격’ 자동차 산업의 실수, AI에서도 반복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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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미래 기술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지금, 예상하지 못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어찌보면 익숙한 이야기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아니라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지난 월요일, 중국 AI 스타트업 DeepSeek이 발표한 R1 모델이 미국과 유럽 AI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실리콘밸리는 혼란에 빠졌다. OpenAI를 비롯한 AI 기업들은 왜 그렇게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지,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과연 어떤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큰 하루 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일어났던 익숙한 모습, AI가 아니라 자동차로 대체해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AI 업계의 충격, 중국 전기차가 가져온 변화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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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업계는 지금 근본적으로 뒤흔들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2023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미국과 유럽 자동차 업계가 중국 전기차의 기술력을 직접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중국 전기차는 성능과 소프트웨어, 배터리 기술에서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을 앞서고 있었다.

이제 AI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메타는 DeepSeek의 기술을 분석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특별 분석팀을 꾸렸다. 어떻게 이렇게 낮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자사 AI 모델에 적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다면, 아마 포드의 비밀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떠올릴 것이다. 포드는 중국 업체들처럼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EV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 AI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다를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놀란 눈치다. 중국이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앞서 나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이제야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렇게 묻는다.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나?

미국과 유럽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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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돌아보자.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해야 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었다. 중국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독자적인 자동차 산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합작사를 설립한 독일 제조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개발에 집중했고, 정부의 대규모 배터리 투자와 치열한 내수 경쟁, 그리고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중국산 전기차는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배터리 기술, 소프트웨어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미국과 유럽 브랜드를 앞서게 되었다. 이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미국은 아직 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높은 관세와 소프트웨어 규제 덕분에 중국 전기차가 미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유럽에서는 이미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MG와 BYD 같은 브랜드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으며, 심지어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장 인수까지 검토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동남아시장, 그리고 한국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AI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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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I와 자동차는 완전히 다른 산업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기술적 성장을 과소평가했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점은 동일하다.

딥시크 이슈 이후에도 사람들은 아직도 중국이 AI 산업에서도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마치 몇 년 전, 자동차 업계가 중국이 과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다.

딥시크가 보여준 성과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단순한 저가 제품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혁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딥시크의 등장에 월가는 충격을 받았고, 엔비디아 주가는 급락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런 흐름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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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자동차 산업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국과 유럽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일부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이런 경쟁을 직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서둘러 전기차를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고 안도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가솔린 트럭과 SUV 중심의 기존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 시절의 친환경 투자는 줄어들 것이고, 시장 논리에 맡기자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메타와 엔비디아가 이번에 배운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시장이 언제나 미국과 유럽에 유리하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술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 경쟁에서 미국과 유럽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기업들 또한, 근시안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시장변화에 대응할 역량을 갖춰야 할 때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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