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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변수 쏟아진’ 삼성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으로 대응”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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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변수 쏟아진' 삼성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으로 대응” 자신
‘반도체 변수 쏟아진’ 삼성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으로 대응” 자신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각지에서 운영하는 생산 역량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 AI 바탕 우수한 제품 경쟁력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살려 변화와 리스크에 대응하겠다.“

올해부터 삼성전자 CFO를 맡은 박순철 부사장은 31일 진행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HBM 경쟁력 약화와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의 ‘딥시크 충격’ 등 불확실성 우려에 대해 직접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9000억원, 영업이익 3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22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반도체 불황의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39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기저효과로 매출 75조8000억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30%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4%, 29% 감소했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DS)부문의 지속적인 약세가 뼈아팠다. 4분기 DS부문은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4분기 최대 실적이지만,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인 약 3조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연간 DS부문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처음으로 경쟁자인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약 22조)에 뒤처졌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지연과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가동률 하락과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 시스템LSI사업부의 모바일 수요 약세와 연구개발비 증가 등이 영향을 끼쳤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가 지난해 각각 2조원 수준의 연간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DS부문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은 미국의 AI용 반도체 수출 통제와 같은 지정학적 이슈로 수요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증가하고 있고 개선 제품 도입에 따른 수요 이연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며 “낸드 역시 올해 1분기까지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1분기 빗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10% 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가 HBM으로 출시한 AI 모델 ‘딥시크 R1’의 영향에 대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딥시크 R1은 미국의 대중 제재 탓에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가속기 H100 대신 성능을 낮춘 H800을 사용했다. 하지만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서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반도체 변수 쏟아진' 삼성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으로 대응”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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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딥시크가 활용한 H800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GPU에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막대한 매입 비용을 투입하는 HBM3E보다 2세대 이상 뒤처진 3세대(HBM2E) 또는 4세대(HBM3) 제품이 탑재됐다. 프리미엄 제품이 탑재되는 미국의 AI 훨씬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HBM3E 제품 생산에 집중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위기 요인으로 떠올랐다.

김재준 부사장은 “업계의 역학관계는 항상 변화 가능하고 제한된 정보로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 만큼시장 내 장기적 기회 요인과 단기적 위험요인이 공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기술 도입에 따른 업계 다이나믹스(역학관계)는 항상 존재한다고 보고 AI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 동향을 주시하며 AI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지만 오는 2분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특히 실적 반등의 핵심인 HBM3E(5세대) 개선 제품을 1분기 말 본격 양산 및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3E 개선 제품을 계획대로 준비 중인데 일부 고객사에 1분기 말부터 공급할 예정이고, 2분기부터 가시적 공급 증가를 전망한다”며 “고객 수요에 맞춰 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두 배 확대하고, HBM4(6세대)는 2025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기존 계획대로 개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파운드리 선단 공정 도입, 엑시노스2500 개발 가속화 등 다른 사업부의 반등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양산과 안정화를 통해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4나노 공정도 경쟁력 있는 공정과 설계 인프라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를 적기에 개발해 고객사의 주요 모델에 신규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센서 부문은 2억 화소 등 고화소 수요에 적극 대응해 다양한 응용처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 단행으로 DS부문 반등에 사활을 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구개발비는 10조3000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35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시설투자액도 직전 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17조8000억원으로 이 중 반도체에 16조원을 투입했다.

박순철 부사장은 “올해도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의 최대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R&D 투자와 HBM 첨단 공정 위주의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를 포함한 경영진 모두 현재 경영 현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성장 역사를 보면 항상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 때마다 성장해 왔다. 지금의 이슈 또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의 기회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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