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기업 로보락은 지난해 말 한국 시장을 겨냥해 1~2인 가구용 소형 세탁건조기 ‘M1′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이 중대형 세탁건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M1은 틈새시장을 노린 신제품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로보락이 세탁건조기도 잘 만드는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제품을 체험해 봤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 답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기다. 175㎝ 키의 성인 남성이 양팔을 크게 벌렸을 때 품에 안을 수 있을 정도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상대적으로 공간이 협소한 곳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M1의 크기는 가로 428㎜, 높이 512㎜다.
세탁건조기의 성능 확인에 앞서 용량을 먼저 파악해 봤다. 겨울 운동복 두, 세 벌을 넣었더니 공간이 가득 찼다. 두꺼운 수건을 기준으로 3개, 속옷은 5벌 정도를 넣으니 공간이 부족했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성인이나 직업 특성상 빨래를 자주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유아나 반려동물, 카페의 행주 전용 세탁건조기 등으로 활용한다면 알맞은 수준이다. 세탁건조기의 정식 용량은 세탁 시 1㎏, 건조 시 0.5㎏이다.
가장 중요한 세탁건조기의 성능을 확인해 봤다. 이물질이 묻어 있는 생활복이나 행주들을 세탁건조기에 차례로 넣고 일반 세탁 건조 코스로 돌려봤다. 2~3일 동안 묻어있던 김칫국 자국이 아주 흐릿하게 남아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말끔하고, 보송하게 세탁·건조가 됐다. 여름철 장마나, 햇빛이 들지 않는 원룸에 살면서 옷이 마르지 않을까 걱정하던 자취생 시절 사용했다면 제격이었을 것 같다는 인상을 남겼다. 로보락 세탁건조기는 속옷, 유아케어, 삶음 세탁, 탈수 등 총 20가지의 맞춤 세탁 기능이 제공된다.
성능을 통해 확인한 문제점은 면으로 된 의류를 건조했을 때 구김 현상이 국내 가전 기업의 건조기를 활용할 때보다 과하다는 것이다. 흰색 면티에 진한 커피 원액을 흘려보고 삶기 모드를 포함한 세탁 건조를 진행해 봤다. 커피 원액은 희미해진 수준까지 지워졌지만 건조 후 옷이 과도하게 구겨져 다림질을 해 빳빳하게 펴야 할 정도였다. 세탁건조기의 크기에 비해 진동이 커 보호재 없이 바닥에 그대로 제품을 내려놓으면 층간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출시가는 74만9000원이다. 국내 중소형 가전업체에서 내놓는 1인용 세탁건조기가 50만원 미만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세탁과 건조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옷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20가지 맞춤 세탁 기능이 가능하며 로보락 앱을 통해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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