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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변화다운 변화,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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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부터 화제였다. 현대자동차는 지금으로부터 6년전 팰리세이드를 선보이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에 플래그십 대형 SUV를 추가했다. 당시 현대차는 ‘나만의 영역을 찾아서’라는 문구를 내걸었으며 팰리세이드는 출시와 동시에 국산 SUV 시장의 우두머리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 허인학 기자

그런 팰리세이드가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SUV다운 당찬 디자인은 물론이고 한층 커진 차체, 새롭게 짠 파워트레인, 거기에 재치 있는 시트 구성까지. ‘변화’라는 말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통해 ‘세상을 품는 힘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들의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직접 확인에 나섰다. 

출시와 동시에 주춧돌로 우뚝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전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전면. / 허인학 기자

2018년 12월 현대차는 1세대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팰리세이드의 등장 소식은 연일 화제였다. 당시 국산 SUV 중 플래그십 대형 SUV라고 할만한 선택지가 없어서다. 게다가 ‘가성비’라는 수식어까지 달고 있어 관심을 더했다. 사전 예약만 2만대에 달할 정도였다. 본격 판매를 시작한 2019년에는 5만2299대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그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그릴. / 허인학 기자

2세대 팰리세이드는 1세대의 돌풍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수요를 완벽히 반영한 까닭이다. 2세대 팰리세이드는 과거와 같은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이름만 같을 뿐이다. 변화의 핵심은 파워트레인이다. 현대차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엔진 라인업을 완전히 새로 짰다. 기존 2.2 디젤과 3.8 가솔린 엔진을 모두 걷어내고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넣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로 개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의 적용은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최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스티어링휠.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스티어링휠. / 허인학 기자

팰리세이드의 과감한 변화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사전 계약 첫날인 지난달 20일 3만3567대가 계약되며 현대차·기아 신차 중 세 번째로 많은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2만대가 계약된 1세대와 비교해도 1.5배 수준이다. 총 사전 계약 대수는 4만5000대에 이른다. 이러한 추세라면 현대차가 연간 판매로 제시한 5만8000대는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과감해진 디자인, 도로 위 존재감 넘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그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그릴. / 허인학 기자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기존과 달리 세로와 가로 디자인 요소를 통해 한층 더 넓어 보이고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으로 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전면이다. 굵은 직사각형 형태의 램프를 쌓아 올린 듯한 램프는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역할을 한다. 반면 헤드램프는 매우 작아졌으며 블랙 요소와 어우러지며 마치 램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까지 더해졌다. 또 헤드램프와 맞닿아 있는 그릴에는 가로로 길고 얇은 조명이 적용됐다. 전체적으로 과거 미국 대형 SUV가 떠오르는 인상이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램프.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램프. / 허인학 기자

5가지로 구성된 라이팅 패턴 덕분에 취향에 따라 혹은 기분에 따라 다른 인상을 표현할 수 있다. 라이팅 패턴은 샤이닝과 스프레드, 세레모니, 일렉트릭 웨이브, 비트 등으로 구성된다. 라이트 패턴 기능은 구독 신청으로 적용할 수 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측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측면. / 허인학 기자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측면에는 앞뒤 펜더에는 휠하우스를 감싸는 굵은 캐릭터 라인을 더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끝이 살짝 측면 쪽으로 파고든 점은 독특하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휠 크기는 21인치며 디자인은 그랜저와 싼타페 등에 적용되는 것과 비슷하다. 측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C 필러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C 필러는 차체 컬러가 아닌 은색 컬러로 마무리해 루프랙과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면. / 허인학 기자

개인적으로는 후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헤드램프와 비슷한 구성의 세로형 테일램프와 가로선이 안정감을 높인다. 특히 범퍼 하단에는 리어 스포일러와 동일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일체감을 높인다. 과거와 달리 머플러 팁이 사라진 점은 살짝 아쉽다. 범퍼 하단 양 끝에 머플러 팁을 마련했다면 더욱 웅장하고 존재감이 넘쳐 보일 듯하다.

팰리세이드는 2세대로 넘어오면서 차체가 한층 커졌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차체 크기는 길이, 너비, 높이가 각각 5060밀리미터(㎜), 1980㎜, 1085㎜며 휠베이스는 2970㎜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길이와 휠베이스가 각각 65㎜, 70㎜ 길어졌다.

고급스러움 더한 실내, 쾌적한 공간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실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실내. / 허인학 기자

외관만큼이나 실내 역시 변화의 폭이 크다. 먼저 도어를 열 때 기존 모델과 달리 묵직해진 점이 마음에 든다. 도어를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기존과 달리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환대한다. 전체적인 실내는 직선이 아닌 곡선의 디자인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양 끝을 둥글게 다듬은 대시보드를 포함해 센터페시아 패널, 센터터널, 버튼 조작부 등도 라운드 디자인이 적용됐다. 직선을 강조한 외관과 완벽히 대비되는 디자인이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센터페시아 조작부.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센터페시아 조작부. / 허인학 기자

실내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하나로 이은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물론 곳곳에 부드러운 가죽을 덧대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조한 모양새다. 센터페시아 쪽에 위치했던 기어조작부는 칼럼식으로 변경됐고 시동 버튼도 통합됐다. 기어 조작부를 옮기고 아일랜드 센터 콘솔을 적용한 덕분에 센터페시아 하단부에 태블릿 PC 정도 크기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아일랜드 콘솔.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아일랜드 콘솔. / 허인학 기자

다만 물리 버튼 조작부 위치가 살짝 마음에 걸린다. 이를테면 파킹 센서와 카메라, 경사로 주행 보조장치를 조작하는 버튼이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몸을 살짝 조수석 쪽으로 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나마 해당 버튼들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 위안이 된다. 또 한 가지는 센터 콘솔에 위치한 충전 포트다. 충전 포드에 연결된 충전선이 정리가 되지 않아 컵홀더 이용 시 걸리적거리는 단점이 있다. 센터콘솔 수납 공간에 포트를 마련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열 독립 시트.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2열 독립 시트. / 허인학 기자

휠베이스가 길어진 만큼 공간에 대한 불만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2열은 물론이고 3열 공간도 여유로워졌다. 7인승 모델에 적용되는 독립 시트에는 타격식 마사지 기능이 적용됐고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앞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당겨지는 틸팅형 워크인 기능이 적용돼 3열 탑승 편의성이 높아졌다. 또 2열 시트는 앞뒤로 110㎜까지 전동 슬라이딩이 가능해 3열 탑승자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트렁크.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트렁크. / 허인학 기자

트렁크 공간 역시 광활하다. 3열을 모두 펼쳤을 때 트렁크 용량은 317리터(ℓ)고 3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729ℓ까지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이 탑승하지 않는다면 골프백을 세로로 적재가 가능한 수준이다. 또 트렁크에서 2열과 3열 시트를 한 번에 접을 수 있는 버튼까지 마련됐다.

주행성능 뛰어나, 6기통의 아쉬움도 있어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주행 모습. / 현대차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주행 모습. /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주행 성능 역시 대폭 개선됐다. 이전 모델에서 단점으로 느껴졌던 부분을 모두 개선한 느낌이다. 시승차는 2.5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킬로그램미터(㎏·m)를 발휘한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컬럼식 변속 레버.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컬럼식 변속 레버. / 허인학 기자

가속페달을 전개하는 과정은 부드럽다. 경쾌하게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도 출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일상 영역은 물론이고 추월 상황에서도 힘은 전혀 부족하지 않다. 되려 속도가 붙을수록 경쾌함이 높아진다. 8단 자동변속기는 엔진과 궁합이 잘 맞는 느낌이다. 8번의 기어를 변속하는 동안 충격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감속하는 과정에서도 물론 그렇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휠.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휠. / 허인학 기자

급하게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도 외부 소음은 실내로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21인치의 휠을 적용할 경우 노면 소음 발생이 많아 실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그렇지 않았다. 1열과 2열 유리, 하부 부싱 등을 개선한 덕분에 노면 소음, 풍절음, 엔진음 등을 훌륭하게 막아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엔진.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엔진. / 허인학 기자

엔진 성능에 대한 불만은 없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은 있다. 바로 4기통 엔진이다. 4기통 특유의 회전 질감과 엔진 음색이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을 희석한다. 마치 맑은 물에 먹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느낌이다. 기존에 탑재되던 3.8L 자연흡기 엔진을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휠.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휠. / 허인학 기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승차감.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묵직한 승차감을 전달한다. 이는 현대차 SUV 최초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을 적용한 덕분이다. ECS는 센서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노면 정보와 주행 상황을 판단해 감쇠력을 예측 제어하는 기능이다. 실제로 ECS는 과격한 주행 혹은 불규칙한 노면도 거뜬히 받아냈다. 특히 노면에 따른 제어 능력이 뛰어났다. 요철은 물론이고 한쪽으로 쏠린 길 등 어떤 노면에서도 불쾌한 움직임이 연출되지 않았다. 마치 이제 막 완공을 마친 매끈한 도로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측면. / 허인학 기자
현대차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후측면. / 허인학 기자

단언컨대 6년 만에 재탄생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는 가장 이상적인 변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올바른 예다. 기존 모델에서 느껴졌던 불편함을 완벽히 해소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는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책임지는 그런 차가 틀림없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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