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올해 신작 9종을 내고 재도약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지난달부터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신작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넷마블이 ‘나 혼자만 레벨업’ 정도의 신작이 없다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넷마블의 주가는 이날 4만3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주가가 5만3000원이었지만, 한 달 새 17.8%가량 떨어졌다. 넷마블 주가는 지난달 13일에는 5만86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4만원대 초반으로 폭락한 모습이다.
넷마블의 주가가 하락한 데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넷마블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296억원, 영업이익은 2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최근 낮아진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치이지만,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55.2%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는 신작 게임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의 흥행 실패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의 매출 감소가 지목된다. 나혼렙은 지난해 2분기에 출시한 넷마블의 핵심 캐시카우로서 실적 반등의 서막을 여는 역할을 맡았다. 넷마블은 지난해 2분기 매출은 7821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1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다만 나혼렙의 저력은 오래 가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73억원, 65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각각 17.2%, 41.1% 감소했다.
올해 발표되는 신작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4종, 하반기 5종 등 총 9종의 신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RF 온라인 넥스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KOF 키우기 ▲세븐나이츠 리버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더 레드: 피의 계승자 ▲데미스 리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스팀) 등이 있다.
다만 다양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신작에 대한 흥행 리스크는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 실제 2023년 이후 주요 게임사들은 50개 이상의 신작을 출시했으나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넷마블의 나혼렙을 비롯해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 넥슨의 ‘퍼스트디센던트’,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 소수의 게임을 제외하면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게임사들이 장르, 시장, 플랫폼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런 만큼 새로운 장르 및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완성도가 낮은 작품들이 출시될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도 넷마블을 비롯한 게임업계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세에서는 무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가 이뤄지면 중국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나혼렙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고 자체적으로 반등이 어려운 만큼 실적이 다시 증가하기 위해서는 신작의 성과가 필요하다”며 “약 10종의 게임이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가장 기대할 만한 작품은 2분기 중 출시가 예정된 ‘왕좌의 게임’”이라고 했다. 이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흥행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성과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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