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가 이용자 수 늘리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카셰어링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쏘카의 월평균 이용자 수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에 쏘카는 애초 계획했던 ‘쏘카 2.0′ 전략 목표를 보수적으로 하향 조정에 나섰다.
23일 애플리케이션(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쏘카 앱의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70만8559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96만9036명 대비 26.8% 감소한 수치로, 1년 새 이용자가 26만477명 줄었다. 겨울철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4분의 1에 달하는 이용자 이탈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카카오T, 우버 등 택시 호출 앱 이용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012년 출범한 쏘카는 카셰어링을 통해 자동차 소유의 비효율을 혁신하면서 국내 공유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이끌었다. 쏘카의 카쉐어링은 모바일 앱으로 자동차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운전면허증과 결제 카드만 등록하면 원하는 차를 언제라도 빌릴 수 있다. 이용 목적에 따라 차를 원하는 장소에 반납하는 편도 서비스로 이용하거나, 자동차 배송(부름)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전국 5000여개 쏘카존을 도심 곳곳에 확보해 가까운 곳에서 쉽고 빠르게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쏘카는 자사 앱을 카셰어링을 넘어 공유 주차(모두의주차장), 전기자전거(쏘카일레클) 등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육성한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매출의 카셰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91%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슈퍼앱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카카오T, 우버 등 업체와도 정면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주력 사업인 카쉐어링 이용자 수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다.
중장년층까지 외연을 넓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쏘카는 자가용이 없는 20~30대 이용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쏘카가 자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편도 이용 건수 10건 중 8건을 2030세대가 차지했다. 자가용보다 비싼 이용료, 사용한 곳에 다시 반납해야 하는 불편함, 비싼 수수료로 부담되는 편도 서비스 등이 중장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쏘카는 올해 당초 목표로 했던 ‘쏘카 2.0′ 목표를 하향 조정한다. 쏘카 2.0은 차량과 고객 생애주기이익(LTV)을 극대화한다는 취지의 경영 전략으로 2023년 11월 발표됐다. 중고차 매각 물량을 축소하는 대신 중장기 카셰어링 상품 ‘쏘카플랜’으로 차량을 더 길게 운영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통해 쏘카는 올해 ‘연 매출액 7020억원·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쏘카는 쏘카 2.0 전략은 이어가되, 경기침체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목표치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올해 쏘카 경영실적을 쏘카 2.0 목표 대비 크게 낮춰 보고 있다. 금융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쏘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158억원, 203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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