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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익 30조 돌파 전망 나와… 삼성전자 반도체와 격차 더 벌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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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청주사업장 전경./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청주사업장 전경./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 연간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이익을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역시 SK하이닉스가 우위를 보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확대되면서 두 회사의 수익성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 고객 수요도 의미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HBM3E(5세대 HBM) 12단 제품 공급이 올해 상반기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통적인 캐시카우인 범용 D램 수요와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장 큰 원동력은 HBM의 높은 이익률이다. HBM의 경우 기존 D램보다 영업이익률이 5~6배 높다. 또 중국산 D램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강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범용 D램보다는 HBM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 삼성전자 앞지른 SK하이닉스… “올해도 최대 실적 기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15조원)를 크게 뛰어넘었다. 지난 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 당시 반도체 사업에서 44조5700억원의 연간 흑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대 격전지였던 HBM 사업의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도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을 주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HBM3E 12단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 이어, 올해도 6세대 HBM(HBM4) 등 차세대 HBM 제품을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중심 수요 양극화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주도권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도 연간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HBM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 수요처 부진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낮은 HBM 비중으로 출하량과 가격 방어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3분기로 예상되는 미국 주력 고객사 관련 HBM3E 12단의 판매 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메모리 부문 출하량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불리한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여기에 비메모리 부문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전체 반도체 사업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비메모리 부문도 적자는 일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규모 영업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중국산 메모리 공세…SK하이닉스, 구형 D램 비중 줄인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 16단 제품. /뉴스1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HBM3E 16단 제품. /뉴스1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대 관건은 중국산 D램 물량 공세다. DDR4 등 구형 D램을 주로 생산하는 중국 CXMT는 올해 D램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50% 늘리며 시장 침투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D램 공급이 늘어날수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수익성은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구형 D램 생산비중을 축소하는 강수를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산 D램 공급이 늘어나면서 DDR4 D램 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도 범용 D램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DDR4와 LPDDR4와 같은 레거시(구형) 반도체의 매출 비중은 작년 20%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로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는 범용 D램 시장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HBM 물량과 고성능 서버용 DDR5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적용한 D램 선단 공정과 중국 기업의 공정은 상당한 차이가 있고, DDR5 품질과 성능은 확실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며 서버용 D램 시장에서의 비교 우위를 자신했다. 또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HBM인 HBM4(6세대 HBM) 공급이 시작되는 만큼 수익성 기반이 더 탄탄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HBM3E 매출 비중 확대와 HBM4 공급 효과, 서버용 DDR5 D램 매출 증가로 지난해보다 10조원 정도가 늘어난 33조원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모든 사업 부문을 합친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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