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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차 의무화 폐지”에 車-배터리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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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전 정부의 친환경 정책인 ‘전기차 의무화’와 ‘그린 뉴딜’ 정책 폐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한국 자동차와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현대자동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차-배터리 업계 기대수익 감소 불가피

재계는 트럼프 정부가 세액 감면 형태로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간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국내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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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55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를 건설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험 가동에 나서면서 올해부터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80만 원) 규모의 IRA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로 이 같은 혜택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차·기아의 현지 기대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동아일보와 대한상공회의소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조금 폐지 시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최대 13.3%가량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전무는 “현대차와 기아는 메타플랜트에서 시험 생산한 물량과 상업용 리스 시장에 판매한 전기차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세제 혜택을 받고 있었다”며 “이번 정책 변화로 기대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당사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해 시장 수요 및 정책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IRA를 통해 제공되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가 축소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AMPC는 미국 현지 투자 기업에 대해 배터리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를 환급하는 제도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를 통해 분기마다 최대 수천억 원의 혜택을 받아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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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 선언으로 국내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도 시장 위축 우려에 직면했다.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후퇴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우식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후퇴해도 미국에 공장이 있는 대기업들은 타격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중견 업체들은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관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배터리 업계의 위기에 대응하고자 기업들과 함께 ‘배터리 비상대책 TF’를 구성했다. 완성차 업계에선 기업과 학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통상정책대응 TF’가 다음 달 3일 출범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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