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서 차로 동쪽으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CJ올리브영 경산물류센터. 센터에 들어서자 각종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부터 눈에 들어왔다. 자동화 솔루션에 의해 매장별로 분류된 상품들은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17일 찾은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 경산물류센터는 비수도권 매장 물류를 책임지는 곳이다. 연면적은 3만8000㎡(약 1만2000평)로 축구장 6개 규모다. 경산센터에서는 영남·제주·충청·호남권 등 600여개 매장에 하루 최대 100만개의 상품을 출고할 수 있다. 양지센터와 합치면 전국으로 하루에 300만개 이상이 출고가 가능하다. 경산센터가 16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올리브영은 전국에 걸친 물류망을 갖추게 되었다는 평가다.
정기욱 올리브영 SCM물류팀장은 “경산센터 가동으로 양지센터에서 전담하던 전국 물류가 이원화됐다”며 “전국 기준으로 매장 오픈 전 상품 도착 확률이 10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효율이 높아지는 데에는 자동화설비가 한몫했다. 8종의 자동화 설비·시스템이 도입돼 전체 물류 공정 가운데 90% 이상이 자동화됐다. 이에 경산센터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주관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먼저 랙 사이를 상하좌우 오가며 상품을 적치하는 로봇 ‘에어롭’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16000개가 넘는 상품 적치 공간을 9대의 레일 주행 로봇과 36대 자율주행로봇(AMR)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보관·피킹 작업을 처리하고 있었다. 에어롭 시스템 도입은 국내 최초다. 정기욱 팀장은 “팔레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과 비교하면 10~15배가량 높은 보관 효율을 보이고, 생산성 면에서는 작업자가 직접 움직이는 것보다 5배 이상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낱개 피킹 로봇’은 스스로 작업 과정을 학습해 정확도를 높이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로봇은 다관절 팔과 인공지능(AI) 기반 비전 인식 카메라를 통해 낱개 단위 상품을 포착해 컨베이어 벨트에 투입하고 있다. 시간당 500개 이상 상품을 분류할 수 있다. 정 팀장은 “카메라·센서 등이 간혹 인식을 못 하는 경우를 따로 학습시키며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PAS(Piece Assorting System)’가 각 매장으로 출고될 낱개 단위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했다. PAS는 다품종 소량의 상품 분류를 자동화하는 설비다.
정기욱 팀장은 “지금까지 올리브영의 성장은 오늘드림 서비스 등 B2C 물류가 이끌어왔다”며 “앞으로는 각 매장에 상품을 매일 배송시키는 ‘1일 배송’ 시스템을 확대하는 등 매장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 시켜 한 번 더 올리브영 성장에 기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산=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