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건강보험 약품비가 26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진료비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속도를 보였다. 경상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중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6일 2023년 급여의약품 지출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총 약품비는 26조196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24조1542억원에 비해 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진료비가 4.7% 늘어난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율이 높았다. 진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3.6%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확대됐다.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한민국의 경상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은 18.0%로 OECD 평균 14.2%보다 3.8%P 높았다. 멕시코(21.0%) 등에 이어 OECD 국가 중 7위에 해당한다.
암과 희귀난치질환자 치료에 사용한 급여 약품비는 3조8402억원, 2조549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10.8%, 9.7%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주’,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에브리스디’ 등 약제비 부담이 컸던 품목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영향으로 평균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환자의 약품비가 약 6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25.2%로 가장 많았다. 전체 약품비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였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청구액이 18조원으로 68.9%를 기록했다. 상급종합병원(3조8000억원), 종합병원(2조2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효능군별로는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 영향으로 고지혈증 치료제가 지출 1순위를 기록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도 매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고가 항암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의 급여 등재와 기준 확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약품비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성을 계속해서 높이지만, 오남용되거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의약품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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