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림프절 미세전이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림프절 미세전이를 지닌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추가 전이 가능성이 3배 높았다.
정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팀과 이장희 이대목동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은 15일 선행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유방암 환자 림프절 미세전이가 지니는 의미를 분석해 발표했다. 선행항암화학요법 후 감시림프절 미세전이 환자에 대한 액와림프절 절제술 시행 여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에 주목하여 조사를 실시했다.
유방암은 보통 암조직을 절제한 후 보조요법으로 재발을 방지한다. 하지만 종양이 5㎝ 이상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넓게 진행됐다면, 먼저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이고 절제 수술을 진행하는 선행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연구팀은 지난 2006년 9월부터 2018년 2월 사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선행항암화학요법 이후 액 와림프절 절제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 97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438명(44.8%)은 선행항암화학요법 이후 병리학적으로 림프절 침범이 없는 상태를 보였다. 89명(9.1%)은 미세전이가, 451명(46.7%)은 거대전이가 각각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시 림프절 생검 후 액와림프절 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분석에 들어갔다. 296명(57.7%)은 감시림프절 음성이었고, 47명(9.2%)은 감시림프절 미세전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감시림프절 미세전이를 가진 환자군 51.1%는 추가 전이를 보였고, 이는 감시림프절 음성 환자군보다 약 3배 높은 것에 주목했다. 감시림프절 미세전이 그룹은 감시림프절 음성 그룹보다 병리학적 종양 크기가 컸고, 높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률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선행항암화학요법 이후 발견된 림프절 미세전이는 환자가 재발 없이 생존함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혀냈다. 다만 감시림프절 미세전이 환자군은 감시림프절 음성 환자군보다 재발을 겪게 될 확률이 2.23배 정도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감시림프절 미세전이 환자군에서 추가 전이는 종양 크기가 20㎜ 이상인 경우,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이고 HER2 호르몬이 음성인 경우, Ki-67 단백질 발현이 14% 미만인 환자군에서 더 흔하게 관찰됐다고 보고했다.
정준 교수는 연구 의미에 대해 “선행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감시림프절 미세전이가 있을 시 액와림프절 절제술 적용 적절성 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태였다”면서 “이번 연구로 선행항암화학요법 시행 후 림프절 미세전이 환자 예후를 면밀하게 보고함으로써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SCI 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에 ‘선행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유방암 환자에서 액와 림프절 미세전이의 의미에 관한 연구’ 제목으로 수록됐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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