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공지능(AI)가 탑재된 개인드론이 퇴근길이나 야간운동을 함께하며 안전을 지켜준다. 자동화된 휠체어를 탄 고령자는 AI 반려동물과 산책을 다닌다. 지상에서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소형 트램과 스쿠터가 AI를 기반으로 촘촘하게 운영되며 하늘에서는 에어택시가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한다. 무엇보다 발명가(Inventor)로 구성된 거주자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마음껏 시험할 수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가 꿈꾸는 AI기반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다.
도요타 아키오 회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직접 강단에 올라 우븐 시티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고집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던 도요타가 5년 만에 CES에 참가하며 ‘AI 열풍’의 전면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기술 경쟁력에서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닛산과 쏘니 등 일본의 주요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날 아키오 회장은 “도요타의 AI기반 미래형 도시인 ‘우븐 시티’의 1단계 건설이 완료됐다”며 “올해 가을부터 입주하는 도요타 직원과 가족 100여명을 시작으로 총 360명이 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단계 건설을 위한 부지작업도 준비 중이며 최대 20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과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026년에는 일반 대중에게도 공간을 공개할 계획이다.
우븐 시티는 2021년 도요타가 100억 달러(약 14조 원)가량을 투입해 구축 중인 미래형 도시다. 일본 스지오카현 후지산 인근에 위치한 축구장 100개 면적(70만 8000㎡)의 도시 전체를 AI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1단계 우든 시티는 7층 정도의 건물 8동과 실험실로 활용될 건물 2개 등으로 구성됐다. 우븐(Woven)은 직물을 짠다는 의미로, 자동직물기 회사로 기반을 닦은 도요타의 뿌리를 의미하는 동시에 AI로 도시의 기능이 연결됐다는 상징을 담았다.
|
도요타는 우븐 시티를 AI와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기술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여름부터 스타트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피칭 대회를 열어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아이디어 실현을 위한 장학금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키오 회장은 “이 도시는 우리에게 돈을 벌어다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가 (우븐 시티를 만드는 것은) 지구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신념을 밝혔다.
도요타는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업한 로봇이 옷을 개는 영상도 공개했다. 아키오 회장은 “제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밤새 학습한 로봇이 일본식으로 티셔츠를 개는 모습”이라며 “이것은 우븐 시티에서 개발·테스트될 기술의 한 가지 사례일 뿐으로 자동물류와 자동교통수단 등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자회사를 통해 로켓시장에도 진출한다. 도요타는 위성을 탑재한 소형발사체를 개발하는 일본 스타트업인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에 70억 엔(650억 원)을 투자했다. 모빌리티의 미래를 지구나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
도요타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AI 중심 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이날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CES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고 브랜드의 첫 전기차인 ‘아필라 1’을 공개했다. AI기반 자율주행이 가능한 운영체제를 갖춘 차량으로 각 외신들에 따르면 차량 내부에서 소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 혼다 자체적으로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콘셉트카 ‘0 시리즈’를 CES에서 공개한다. AI 기반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탑재해 자율주행 뿐 아니라 커넥티드카 성격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이다.
파나소닉도 가전기업을 탈피하고 AI 산업 솔루션과 인프라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 중심 사업에서 B2B 사업으로의 전환이다. 유키 쿠수미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CES 기조연설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로 친환경 에너지 기술과 첨단 솔루션을 소개한다. 스즈키는 ‘마이크로 e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인다. 소형 차량의 하단부분에 해당하는 플랫폼위에 목적에 맞는 로봇을 결합해 이용하는 개념이다.
댓글0